[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무려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과거보다 약해진 관심도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 개최 기념 온라인 기자회견이 7일 오후 진행됐다. 당초 부산과 서울에서 대면 형식으로 기자회견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비대면 형식으로 전환됐다. 현장에는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허문영 집행위원장, 이용관 이사장, 오석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공동운영위원장이 참석해 올해 영화제 개요와 특징, 선정작, 프로그램 등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 3년 만에 정상 개최 "다행스럽게 생각"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어온 부국제는 올해 비로소 팬데믹 이전 영화제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현행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좌석의 100% 사용하는 정상적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 개·폐막식을 비롯한 이벤트 모두 정상적 운영을 준비하고 있으며, 해외 게스트 초청 및 영화제 배지 발급, 티켓 예매 등도 예년의 기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중단됐던 프로그램들이 전면 재개되는 것은 물론, 지난해 시범 사업으로 시작돼 많은 관심을 받은 생활밀착형 이벤트 동네방네비프도 부산시 전역에서 본격 개최된다. 부산이 자랑할 만한 풍광의 랜드마크 17곳을 상영장소로 정하고 다양한 부대 행사를 함께 진행한다.

3년 만에 부국제를 정상 개최하는 것에 대해 허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된다. 이것은 질과 양 모든 측면에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가 완전 정상화된다는 의미다. 중단됐던 아시아 영화와 관련한 지원 프로그램이 전부 복원된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서의 역할을 3년 만에 다시 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이사장 역시 정상 개최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올해 슬로건이 '다시 마주 보다'와 '정상화'이지 않느냐. 다시 마주 본다는 말이 크게 느껴진다. 저희도 기대가 크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을 맞는 기분이다. 다만 우리의 설렘과는 별개로 관객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다. 이분들의 기대를 어떻게 하면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무엇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작품 속에 담기는 메시지를 느끼게 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희들의 계획보단 관객분들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많은 반응을 보여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남 프로그래머는 "작년에도 선정작이 대박이라 말씀드렸는데 올해에는 그보다 더 좋은 영화를 많이 가져왔다. 여러분들이 보고 싶어 하시는 영화들을 모두 가져왔고, 미리 작품을 본 프로그래머들의 의견을 받아 영화 라인업을 결정했다. 일단 거장들의 영화들이 상당히 많다. 대표적으로 노아 바움백 감독의 '화이트 노이즈',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마겟돈 타임'이 있으며, 알랭 기로디 감독의 '노바디스 히어로'가 갈라 프레젠테이션으로 소개된다. 감독님은 직접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라고 해 기대를 높였다.

◆ 양조위, 부산 찾는다

부국제의 이벤트들이 간략히 소개된 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이 발표됐다.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허 위원장은 "올해 수상자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영화배우 중 한 명인 배우 양조위 씨다. 개막식에 참석해 아시아 영화인 상을 수상한다"라고 밝혔다.

수상을 기념해 양조위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에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프로그램명은 '양조위의 화양연화'로 정해졌다. 양조위는 직접 선택한 여섯 편의 작품들과 함께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양조위와 함께 관람하게 될 작품 라인업은 '2046' '동성서취' '무간도' '양화'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다.

이 밖에도 2010년 이후 데뷔한 새로운 일본 감독들을 소개하는 '일본 영화의 새로운 물결', 21세기에 등장한 대담하고 혁신적인 10편의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소개하는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 등 3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한편 올해 부국제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개막작은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이고, 폐막작은 일본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부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