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었다' 변요한 "40대가 기다려져요" [인터뷰]
2024. 05.16(목) 09:00
그녀가 죽었다 변요한
그녀가 죽었다 변요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어제 보다는 오늘이, 오늘 보다는 내일이 더 기대가 되는 사람이 있다. 치열했던 20대와 30대를 지나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자신의 40대가 기대된다는 배우 변요한이 그렇다.

15일 개봉되는 ‘그녀가 죽었다’(감도 김세휘)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그녀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변요한은 ‘그녀가 죽었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단번에 마음을 뺏겼다. 각 캐릭터의 입장이 돼 두 번이나 읽었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 했다. 변요한은 “시선이라는 주제를 두고 캐릭터를 이분법으로 설계하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도 재밌었을 것 같았다. 두 번 읽고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구정태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을 이용해 타인의 집을 관음하는 이상행동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나름 선이 있다면서 그 집에서 쓸모없는 물건을 가져와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드는, 변명에 변명을 거듭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변요한은 “저도 구정태가 이해 안 갔다. 범죄적인 지점에 절대적으로 한치의 미화도 할 생각이 없었다”면서 “다만 연기를 해야 하는 저는 편견 없이 제 몸 안에 구정태를 잘 서치 해서 담아야 했다. 끝없는 이해가 필요했다”라고 했다.

어차피 답은 시나리오 안에 있었다. 그러니 편협한 시선으로 보지 않는 것이 변요한이 구정태를 이해하는 방법이었다. 변요한은 “응원받지 못하는 사람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편협한 시선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저는 그냥 구정태를 세밀하게 놓치지 않고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그녀가 죽었다’에서는 구정태와 한소라의 내레이션이 끊임없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설득하는데, 하면 할수록 변명이 될 뿐이다. 이 내레이션은 변요한을 더욱 까다롭게 만들었다. 변요한은 “내레이션이 서브 텍스트 아닌가. 대본을 두 개로 봐야 했다. 육성으로 뱉는 대사와 내레이션을 분석해야 해서 까다로운 작업이었다”라고 했다.

초중반을 이끌어가는 변요한에게는 대사와 내레이션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했다. 변요한은 “제가 조금이라도 집중력을 놓거나 분석이 한쪽으로 치우쳐 버리면 안 됐다. 내레이션을 따라가면 구정태가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제가 대사와 내레이션의 수평선을 잘 맞춰나가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보니 변요한은 김세휘 감독에게 많은 걸 의지했다. 신마다 준비할 수 있는 한 많은 디테일을 준비해 매번 김세휘 감독에게 컨펌을 받았단다. 변요한은 “저는 모든 연기는 다 부족하고 모든 글에는 다 빈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연기를 했을 때 빈 곳이 남는다면 채워주는 건 감독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신인이지만 김세휘 감독의 빛나는 천재성에 감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변요한은 특히 김세휘 감독의 집중력에 천재성이 있다고 했다. 변요한은 “제가 많은 감독님들을 만났지만, 김세휘 감독에게 가장 빛났던 건 집중력이었던 것 같다. 대담한 시나리오와 그걸 끝까지 고수해서 영화 투자사 마음을 돌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저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순간이 와도 흐트러지지 않은 집중력을 높이 샀다. 저는 집중력이 재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영화 ‘하루’에 이어 약 7년 만에 다시 만난 신혜선도 변요한에게는 큰 힘이 됐다. 변요한은 “신혜선 배우도 7년 동안 많은 작품을 하면서 많은 배우들을 만나지 않았나. 사람은 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신혜선 배우가 여전히 자기 에너지를 인정하고 던지는 모습에 감탄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연기 호흡도 너무 잘 맞았다”라고 말했다.

천재 감독과 호흡이 잘 맞는 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 변요한은 ‘그녀가 죽었다’를 완주할 수 있었다. 변요한은 “늘 작품이 끝나면 얻는 것들이 있다. 관찰과 관심, 시선 등 이런 것들에 대해 즐길 것만 즐기고 무시할 건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배우라는 직업이 사랑받아야 하는 일이 맞지만 저는 어느 순간 눈치가 보여서 작품을 선택 못한 것 같다. 저는 사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다. 그렇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냥 자신을 사랑하는 게 좋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제 곧 40대가 되는 변요한은 여전히 열정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변요한은 “요즘 연기가 더 재밌다. 그 재미는 편협되지 않은 시선에서 오는 자유로움에 있다.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다”면서 “매 작품마다 저의 보잘것없는 영혼 갈아서 연기하는 게 제 직업에 대한 저의 태도인 것 같다”.

“40대를 저는 챕터 2라고 생각해요. 할 수 있는 게 달라질 것 같아요. 저는 40대가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다려진다. 담을 수 있는 것도 좀 더 있을 것 같고, 또 다른 에너지로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콘텐츠지오]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그녀가 죽었다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