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의혹은 어디에서 출발하는가. 대부분 입의 힘이 센 매체에 의해 일어나 여러 사람에게 옮겨붙곤 하며, 또 대부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라는 옛말처럼 불씨가 될 만한 빌미가 있어 시작되기 마련이다. 물론 그럴 만한 빌미가 없어도, 있을 법한 의혹을 만들어내는 데엔 하등 문제가 없긴 하다.

하지만 그룹 위너의 송민호를 두고 일어난 부실 복무 의혹은, 그가 본의 아니게 남긴 빌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 빌미라고 생각조차 못 했을 테지만. 아무튼 해당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매체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12월 초까지 송민호가 사회복무요원으로서 근무하고 있는 시설에 여러 차례 방문했으나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시설 직원들 역시 동일한 반응이었는데, 관련 책임자에게 물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개인정보를 이유로 어떤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송민호의 출근 여부에 관해 문의하면 계속 출근했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부재한 사실이 드러났다면 연차나 병가, 입원 등 납득할 만한 각종 사유로 둘러댔다고 한다.

연차나 병가, 특히 치료를 받기 위한 일정은, 당연히 허가해 주는 게 인지상정인데 송민호에겐 왜 이 일이 부실 복무 의혹을 키우는 빌미로 작용했을까. 우선 사회복무요원, 공익요원의 출퇴근이 수기로 작성되다 보니 책임자의 재량에 따라 충분히 위조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즉, 책임자가 눈 만 감아 준다면 언제든 문제가 되지 않게끔 출퇴근 기록을 조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양상의 시스템은 송민호뿐 아니라 모든 공익요원에게 적용되었고 적용되고 있을 텐데 유독 송민호에게서만 악용이 가능한,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그의 소속사 또한 병가와 휴가는 규정에 맞춰 사용했고 그 사유는 복무 전부터 받던 치료의 연장이었다며 해명까지 했으나 논란은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확산 중이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맥락으로, 어쩌면 그간 송민호가 보여온 근태의 모양새가 주변인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보고 각자 판단을 내리기에도 의뭉스러운 점투성이가 아니었나 유추해 볼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소집 해제를 코앞에 두고 있었으니,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은, 안일한 마음이 봉긋 솟아오를 시기이기도 하니까. 당연히 실행에 옮겨선 안 되는 마음이지만.

안 그래도 출근 조작에 민감한 이때, 부실 복무 의혹이라니. 대중의 빈정거림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영향력이란 특권을 가진 이들일수록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터. 병무청이 해당 사안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하니 그 결과에 따라 부실 복무 여부는 가려지겠고, 명명백백히 다루어 사실이라면 대가를 제대로 치르고, 누명을 쓴 거라면 얼른 벗어내길. 송민호의 무사 복귀를 기원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