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자신을 굳게 믿는 배우들이 있는 반면, 자신의 느낌보다 시청자들의 느낌을 더 중요시하는 배우도 있다. 시청자들에게 평가를 맡기고 '오징어 게임 2'라는 큰 파도를 더욱 즐겨보고 싶다는 배우 양동근의 이야기다.

지난 12월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양동근은 극 중 도박빚을 지고 게임으로 들어온 박용식 역을 맡았다.

양동근은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기자들에게 되려 시청평을 물었다. 그는 "저는 배우라서 구독자의 입장에서 볼 수가 없다. 해외 리액션을 본다. 사람들이 외국이어서 그런 건지 작품 자체가 그런 건지 놀라고 즐거워하고 쇼킹해한다. 그들의 리액션이 궁금했다"라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2'에 "파티에 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합류했다는 양동근이다. 그는 "촬영장에도 가면 밖으로 못 나갔다. 아침에 출근하면 그 안에서만 배정받은 방에 있었어야 했다. 신이 있든 없든 갇혀 있었다. 어쩌면 그 게임에 참여한 감정을 느껴보라는 것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양동근에겐 고된 작업에 기쁨보단 넘어야 할 산처럼 다가왔다는 '오징어 게임2'다. 그는 이에 대해 "이젠 공개됐으니까 시원하다. SNS 팔로워가 갑자기 10만이 늘었다. 이제 내가 오징어 나왔구나 싶었다"라며 시원하게 웃었다.

양동근은 눈물 연기에 대해 큰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해내야 하는 캐릭터 자체가, 연기자로서 만나고 싶지 않은 연기를 해내야 하는 캐릭터였다"라며 "제가 어렸을 때부터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 대본을 보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우는 장면이 있냐 없냐'다. 그게 개인적으로 힘들고 괴로운 부분이다. 맞이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 감정을 내는 게 엄마와의 관계라니"라며 고통스러웠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동근은 한 가정의 가장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였다. 그는 "그럼에도 집에 있는 애들 3명이 날 쳐다보고 있고, 일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오징어 게임'이지 않냐"라며 합류한 이유를 덧붙였다. 심지어 "강애심 선배한테도 자주 얘기했다. 다른 배우들과도 얘기를 나눌 시간에도 힘들다고 얘기했다"라며 트라우마로 고통받았던 시간을 회상했다.


양동근은 작품의 완성본을 보곤 만족스러웠을까. 그는 "저는 저를 믿지 않는다. 제가 본 느낌은 중요치 않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후 "이걸 보고 느낄 사람은 구독자들이다. 이걸 어떻게 볼지 계산할 순 없다"라며 "주어진 것에서 어떻게 해서 해야지 하는 게 저의 일이고, 해낸 걸 보긴 했는데 이걸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궁금했다"라고 의문을 전했다.

이어 그는 "모든 캐릭터가 사랑받지만 우리 듀오의 팬이라는 댓글도 많더라. 강애심 선배에게 굉장히 감사했다. 제가 아니고, 우리가 만들어 낸 캐릭터였다"라며 "촬영 현장이 아닌 곳에서 선배님이 저에게 보여주신 애정, 우리의 케미를 보고 한 스푼 부어준 그런 디렉션 그런 것들이 겹겹이 쌓여서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느낌은 중요치 않다지만 용식은 양동근의 노력이 깊게 들어간 캐릭터였다. 당초 황동혁 감독은 용식을 더 까칠한 캐릭터로 설정했다. 그러나 양동근은 "감독님은 매트하고 날이 서있는 용식을 원하셨다. 대학로 연기 40년 강애심 선배에게 여쭤봤고, 선배님에 맞춰 감독님이 픽해주셨다. 현장에서 촬영하며 그렇게 용식이가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양동근에게 눈물을 흘리는 장면 외에도 도전같이 느꼈던 부분이 있었을까. 그는 "장면을 준비하는 게 정말 큰 도전이었다. 제가 작품에 너무 몰입하고 집에 오래 나가있으면서, 와이프가 굉장히 힘들어했다"라며 "진짜 마음잡고 열심히 하려고 세트 가까이 숙소도 잡고 마음가짐을 잡았다. 그런데 사람을 죽이고 무서워하는 연기를 하는데, 정신적으로 해로웠던 것 같다. 촬영 기간은 반년정도였다. 집안일이 해야 할 일이 많다. 가장에겐 엄청난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배우이자 래퍼 YDG이기도 하다. 극 중 화제가 된 타노스(탑)의 래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양동근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들었다. 래퍼로서 어떻다고 얘기를 할 순 없다. 저도 래퍼이자 연기자다. 래퍼인걸로만 얘기할 순 없다. 래퍼만 나오는 프로그램은 아니지 않냐. 연기자가 연기자한테 연기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고 실례이기도 한 영역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전 '아쉬운데?'라고 생각할 때 그게 금방 털어진다. 이건 내 생각일 뿐이기에 그런 것 같다"라며 "기왕이면 재밌게 하자는 마음으로 현장에 간다.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부담감으로부터 그런 것들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양동근은 "저도 시즌 2의 엔딩을 보고 정말 감탄했다. 시즌3에 대한 부분은 제 부분 외에는 모른다. 아무튼 저도 빨리 보고 싶다. 제 번호가 7번, 나이가 47살이다. 좋은 기운이 있으니까, 평소에 늘 마음가짐해오던 것처럼 운을 믿고 걸어보고 싶다. 더 큰 파도를 타고 즐겨보고 싶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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