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역사를 놓고 보면 사람들의 흥미를 당기는 이야기는 정사보다는 야사 쪽에 가깝다. 그도 그럴 것이 호기심을 당기는 것이 대놓고 하는 이야기보다는 뒷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몰라도 무방하지만 알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정사보다 야사가 더 흥미를 끄는 이유 중에 하나다.

마찬가지로 박지은 작가는 이러한 정사보다는 야사에 관심을 갖는 대중의 심리를 잘 이용할 줄 아는 작가다. 박지은 작가가 현재 방송 중인 SBS 수목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도 프롤로그, 에필로그 형식을 삽입해 극을 더욱 흥미롭게 이끌고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만 보더라도 첫 회 프롤로그에서 인어가 양씨(성동일)에게 잡혔다가 담령에 의해 다시 바다로 돌아가게 됐다. 이때 양씨 옆에 있던 어부(이호재)는 인어가 사람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사실과 인어와 사람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또한 프롤로그를 통해 소년 담령과 어린 인어가 이미 친구 사이였다는 점 등이 다뤄졌다. 이처럼 프롤로그에는 준재(이민호)의 전생인 담령(이민호)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사실 에필로그 속 이야기는 드라마의 본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없어도 그만인 내용이다. 에필로그 내용을 모른다고 한들 드라마를 이해하는데 하등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박지은 작가 ‘푸른 바다의 전설’ 안에 현생 속 준재와 심청(전지현), 전생 속 담령과 세화(전지현) 두 개의 큰 줄기로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필로그는 음식의 마지막 맛을 결정하는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한다. 현생 이야기 속에 우연한 만남, 갑작스러운 사랑 등의 이야기 등 조금은 헐겁게 느껴지는 이야기 구조의 빠진 부분을 메워주기 때문이다. 결국 에필로그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왜’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이다. 준재와 심청의 만남이 우연이 아님을,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의식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박지은 작가의 전작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드러난다. 전작 ‘별에서 온 그대’만 하더라도 본 이야기보다 에필로그, 프롤로그가 더욱 화제가 된 바 있다.

두 드라마의 특징은 전생과 현생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는 전생에 인연이 현생까지 이어지면서 두 남녀 주인공이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는 형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박지은 표 드라마는 전생의 이야기와 현생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서로 얽히고설키게 된다. 두 가지 이야기 구조가 서로 보완을 하면서 극을 더욱 흥미롭게 이끌어 가는 것이다.

결국 ‘푸른 바다의 전설’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는 이야기 속 뒷이야기가 주는 즐거움도 한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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