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또 전쟁 영화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포화속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이어 전쟁 3부작이라고 할 법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을 잠시 내려 놓고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을 보면 다른 전쟁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이하 ‘장사리’)은 평균 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영화다.

보통 전쟁 영화의 러닝타임은 120분 이상이다. 전쟁 영화가 러닝타임이 길어지는 이유는 대규모 전투신, 전투에 참여한 개개인의 전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쟁 영화는 개개인의 사연에 관객을 이입시켜 전쟁의 참상을 극대화 시킨다. 반면 ‘장사리’는 다른 전쟁 영화와 다르게 러닝타임이 그리 길지 않다. 보통 전쟁 영화가 120분 이상의 긴 러닝타임인 것과 달리 ‘장사리’는 103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러닝타임이 짧아진 만큼 오롯이 학도병에게만 집중한다. 772명을 이끄는 이명준 대위의 드라마 등 자칫 길어질 수 있는 부분들을 곽경택 감독은 과감하게 들어냈다. 이러한 결정은 곽경택 감독 그리고 배우들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영화는 반공을, 혹은 반전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다. 인천상륙작전이 펼쳐지기 하루 전날 장사상륙작전을 펼친 지금은 기억되지 않는 772명을 기억해달라는 호소가 가득한 영화다. 그렇기에 이명준 대위가 아끼는 자신의 부대원을 잃더라도, 극한의 상황에 몰리더라도 그에 대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772명의 학도병들이 전쟁을 처음 경험하면서 겪게 되는 감정에 집중한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배우 김명민은 주연임에도 그리 많은 분량을 차지 하지 않는다. 기간병으로 등장하는 배우 김인권, 곽시양 역시 학도병으로 출연한 배우에 비해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이 세 명이 보여주는 울림은 남다르다. 특히 영화 말미에 박찬년 중대장이 외치는 ‘기간병은 남고 학도병부터 가라’는 외침은 진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김명민은 영화에 참여하면서 “잊혀진 이들을 다음 세대가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지금의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했다. ‘장사리’에 갖고 있는 편견을 조금 내려 놓고 본다면 이 영화는 전쟁 영화가 아닌 숭고한 희생을 하고도 기억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반드시 봐야 할 추모 영화에 가깝다. 영화는 오는 25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