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호불호가 나뉠지라도 '킹덤: 아신전'은 제작됐어야만 했다. '킹덤' 시리즈가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킹덤: 아신전'이란 디딤돌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김성훈 감독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아신전'(극본 김은희·연출 김성훈)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전지현)의 이야기를 담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다.

기존 시리즈와 달리 '킹덤: 아신전'은 단편으로 제작돼 '킹덤' 팬들을 아쉽게 했다. 전지현까지 등장했지만 비교적 짧은 호흡 탓에 '더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장편이 아닌 단편으로 제작한 이유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사실 '킹덤: 아신전'은 시즌3에 앞서 디딤돌 역할로 제작한, 말 그대로 스페셜 에피소드다. 시즌2가 마지막에 왕위를 넘겨준 이창(주지훈)이 북방으로 향하는 이야기로 끝이 나지 않냐. 때문에 '킹덤'의 배경은 조선의 북방까지 확장되게 된다. 만약 시즌3가 제작된다면 아신이라는 인물이 먼저 설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시즌3에 앞서 아신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조선 및 파저위와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아신이 어떤 아픔과 슬픔을 갖고 있는지 알게 하고 싶었다"는 김성훈 감독은 "'킹덤: 아신전'을 보고 난 뒤 시즌3를 마주하면 느낌이 다를 것 같았다. 이를테면 시즌2 말미 이창과 아신의 만남부터가 그렇다. '킹덤: 아신전' 이전에는 두 사람의 만남이 궁금증만 유발됐지만, 이번 에피소드 이후엔 만나는 모습만으로도 그전에 생긴 갈등으로 인해 긴장감이 폭발할 거란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시작될 시즌3의 시작이 더 임팩트 있을 거라 생각됐다"고 설명했다.

단편인 만큼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단다. 김성훈 감독은 "분량이 짧다 보니 작은 부분까지 섬세히 신경 쓰려고 노력했다. 매 시즌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엔 새로운 북방의 이야기를 그려냈기 때문에 이들의 세상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의복이나 색감 등 다양한 자료조사를 통해 서사가 설득력 있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시리즈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김성훈 감독이다. 다만 기대와는 달리 '킹덤: 아신전'은 팬들 사이에서도 꽤나 호불호가 갈리며 수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가장 먼저 지적된 건 어두운 화면이었다. 이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시리고 차가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어둡게 만들었다"며 "아신이라는 인물 자체가 일단 어둡지 않냐. 또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도 아니다. 그래서 앞선 시즌들이 조금 따뜻한 색감을 띄었다면 이번엔 좀 낯선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또 사실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그런 취지 아래 차갑고 어둡게 화면을 구성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 세계관 및 설정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아신이 여진족이라는 점과, 조선이 악인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여러 비판이 오간 것. 김성훈 감독은 "저희 작품을 기대와 흥분 속에서 공개했지만, 아쉽다는 평가를 받을 땐 어떤 부분이 그렇게 느껴졌을까 고민이 많이 되기도 한다"면서 "사실 창작자로서 모든 분들을 만족시켜드리긴 힘들다고 생각된다. 요리사도 그러지 않냐. 모든 음식이 100% 만족스러울 순 없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번 '킹덤: 아신전'은 앞선 시즌과는 달리 배고픔, 권력과 탐욕에 의한 피해 등 북부에 살고 있는 최하층민들의 한에 대해 다룬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런 쪽에 집중해 주시면 어떨까 싶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감독은 선정성 논란에 대해 답하기도 했다. '킹덤: 아신전'에서 아신은 조선군의 초소에 머물며 가축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심지어 조선군에게 성폭행을 당하기까지 한다. 이런 행위가 "지금과는 달리 그 시대에는 있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김성훈 감독은 "그야말로 죄의식도 모르는 자들이 저지르는 일들이다"라면서도 "다만 저를 포함한 모든 제작진에게 무척 어려웠던 장면이기도 했다. 일단 우리는 21세기에서 살고 있지 않냐. 지금의 시선에서는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킹덤: 아신전'을 중심으로 여러 논란이 생겼다곤 하지만, 여전히 '킹덤'은 넷플릭스를 넘어 한국의 K-좀비 장르를 대표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앞서 언급된 논란들 역시 '킹덤' 시리즈를 향한 관심을 반증하는 것일 터. 여전히 시즌3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팬들 역시 많은 상황이다.

김성훈 감독은 시즌3 계획에 대해 "일단 '체력이 닿는 한 하고 싶다'고 약속은 해놨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면서 "김은희 작가가 대략적으로 요약해놓은 게 있다. 이와 관련돼 이야기를 얼핏 듣기도 했다. 하지만 자세한 걸 들은 게 아니라 저 또한 시즌3가 어떻게 진행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조선 땅에서 생사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두 사람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만한 아신과 서비(배두나)의 만남은 어떻게 그려질지, 또 아이다간(구교환)은 어떻게 등장할지도 궁금하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킹덤' 시리즈가 김성훈 감독에겐 어떤 의미일까. 그는 "사실 '킹덤' 시리즈는 잠깐의 낯선 경험으로 시작했던 작품이다. 김은희 작가와 몇 년 전 농담으로 해보자고 말했던 작품이었다. 처음엔 농담이었지만 너무나 재밌을 것 같아 '한 번 해볼까?'라는 얘기가 나왔고, 한때는 낯설었던 경험이 어느새 제 주된 업무가 됐다. 3년이 지나 이젠 '킹덤' 정직원이 된 느낌이다. 어찌 됐던 잘 선택했다는 느낌이 든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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