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연예인들의 스토킹 피해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처벌이 강화됐다곤 이미 피해를 본 이들의 마음까지 위로하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1일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목숨 건 숨박꼭질'이라는 주제로 스토킹 피해에 대해 다뤘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긴 세월 동안 스토킹 피해를 받았던 방송인 곽진영을 비롯해 먹방 BJ 나리(가명), 스토킹으로 아내를 잃은 남편의 사연 등이 소개됐다. 특히 곽진영은 범인이 구속됐음에도 여전히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곽진영은 "처음에 '종말이' 팬이라 그랬었고 우리 여동생 통해서 그냥 오빠 동생으로 지내는 사이였다. 그러다 집착으로 바뀌었다. 자기 여자도 아닌데 마치 자기 여자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전화도 많이 했다. 싫다고 차단했는데도 계속했다. 그래서 방송 생활하면서 29년 된 전화번호를 처음으로 바꿨다"라고 호소했다.

스토킹을 막기 위해 수 백 장에 달하는 자료를 모았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곽진영은 "모르는 번호도 전화가 와서 안 받으면 문자가 수십 통 온다. 그러면 난 또 놀라서 차단한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경기를 일으킨다. 통장으로는 1원씩 계속 입금하며 협박했다. 한 번은 전화를 차단하고 안 받았는데 집 앞에서 밤 10시에 벨을 눌렀다. 고성방가인가 싶어 문을 살짝만 열고 닫았는데 엄마랑 내가 그를 밀었다고 엄마를 폭행으로 신고했더라 정말 악질이다"라고 전해 충격을 선사했다.

계속된 피해로 곽진영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단다. 곽진영은 "저만 괴롭히면 되는데 남동생 여동생, 친한 언니한테까지 전화를 했다. 그땐 물 밖에 못 마셨다. 먹으면 헛구역질이 나오고 손발이 떨렸다. 공황장애도 왔다.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를 거다"라면서 "범인은 구속됐지만 아직도 보복이 두렵다. 구치소에서도 계속 편지를 보내고 있다. 저 안에 있으면서 또 어떻게 날 망가뜨릴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연예계에는 스토킹 피해를 받은 많은 연예인들이 있다. 1971년엔 가수 김추자가 괴한에 폭행을 당했고, 1998년엔 고(故) 최신실이 피습당했었다. 남성 피해자도 존재한다. 일례로 전진과 노홍철 등이 스토킹 피해를 당한 바 있다.

계속된 범죄 행위에 정부 역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범칙금 수준이 아닌 징역 또는 벌금으로 가해자를 처벌하는 '스토킹 처벌법'을 제정해 스토킹을 근절시키려 한 것. 하지만 여전히 해외와 비교하면 처벌의 수위가 낮은 편이다. 긴급 응급조치 위반시 과태료만 청구되기 때문. 한민경 경찰대 교수는 "법안이 나오고 나서 이게 맞나 싶었다. 과태료는 말 그대로 행정 처분이다. 벌이 아니다. 응급조치를 위반한 상황을 중하지 않게 봤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고,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영국에서는 첫 번째 기회에 긴급체포된다. 약식 기소되면 징역 1년을, 정식으로 재판에 회부되면 5년을 선고받는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고해도 스토킹 피해자로부터 "신고해 줘서 감사하다"는 답변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이 와중에도 피해자는 계속해 속출하고 있다. 피해자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돌려주기 위해선 더 강력한 법안 마련이 필요로 해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