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제작자 정우성, 나를 입증하는 시간 [인터뷰]
2022. 01.05(수) 10:00
고요의 바다 정우성
고요의 바다 정우성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정우성이 제작자로 우리 앞에 나섰다. 배우로서의 믿음은 있지만, 제작자에는 물음이 있었지만 '고요의 바다'로 제작에도 능력이 있음을 스스로 입증한 정우성이다.

지난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고요의 바다'(극본 박은교·연출 최항용)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정우성은 총괄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했다.

정우성이 '고요의 바다' 제작을 결심한 이유는 최항용 감독의 원작에 있었다. 정우성은 "당연하다는 생각 때문에 물이 우리에게 얼마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인지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지구에 물이 부족해졌을 때 물을 찾으러 가는 게 달이라는 설정이 재밌었다"고 했다. 또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에 매료됐단다.

그러나 제작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단편을 장편 영화로 제작할 계획을 세우고 투자배급사들과 만났지만, 그 과정에서 원작의 메시지가 자칫 훼손될 여지가 있는 요구들이 이어졌다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던 가운데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 만나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고요의 바다'가 제작될 수 있었다.

정우성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에 대해 "넷플릭스가 작품에 합리적인 관점을 접근했다. 작품의 고유한 매력과 다양성을 존중해주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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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아닌 제작자로서 임하는 현장에서 정우성은 자신을 입증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배우로서의 능력은 여러 작품을 통해 확인시켜줬지만, 제작자로서의 능력은 제작진과 배우, 스태프들에게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우성은 "제작자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제 의견을 제시할 때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랍시고 지나친 참견을 하고 각 배우가 하고 있는 방식에 대한 간섭이 돼서는 안 됐다"면서 "나의 의견이 충분히 동의를 얻을 수 있을 만큼 시간을 뒀다"라고 했다.

배우로서의 경험이 제작자의 일에 유리하지는 않았지만, 도움은 됐다. 현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숱하게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정우성은 "저는 늘 현장에서 작업을 했던 사람이라 현장에서의 원활한 진행 방법에 대해 빨리 캐치할 수 있었다"면서 "주어진 시간과 환경 안에서 우리가 목표한 분량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제가 솔선수범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제작자로서의 애로 사항도 물론 있었다. 정우성은 "반짝반짝한 원석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원작자인 감독이 장편으로 서사를 만들어갈 때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을까 궁금증이 있었다. 그걸 작가와 소통하면서 풀어내는 과정에서 둘의 이해 충돌이 상당했다. 그 과정 속에서 촬영을 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긴 시간이 있었다. 중간에서 난감했던 경험이 있다"라고 머쓱하게 웃기도 했다.

제작자로서 자신을 현장에 입증시킨 뒤 정우성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에 매진했다. '고요의 바다'의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였던 CG와 세트 구현에 특히 신경 썼다고. 정우성은 "후반 작업할 때 조그마한 거라도 놓치지 않려고 집중을 했던 것 같다"면서 "독특한 작품의 세계관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제가 판단할 때는 달 지면의 표현과 발해 기지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작품 고유의 세계관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건 배우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기도 했다. 정우성은 특히 스토리텔러이자 미미한 온도를 지닌 지안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두나에 대해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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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SF 드라마의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기대를 받았던 '고요의 바다'의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불호로 강하게 나뉘었다. 작품의 메시지와 우주 비주얼에 대한 호평도 있었지만, 늘어지는 전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제작자로서 이러한 반응에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정우성은 "양극단적인 호불호 반응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태생을 지닌 작품"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정우성은 "한국형 SF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독창적인 소재를 얼마나 공감을 갖고 이끌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면서 "호불호에 대한 건 예측했지만, 다양한 호불호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가 시청자들의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제작자로 참여한 '고요의 바다'로 대중과 만난 정우성은 이번엔 감독으로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보호자'의 개봉을 올해 중순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앞서 '보호자'는 코로나 19 때문에 개봉이 연기된 바 있다. 계속해서 개봉할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는 코로나 19라는 상황을 뚫고 나가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새해 목표도 '보호자'에 담긴 자신의 의도가 관객에게 전달돼 근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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