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늘 한결같은 설경구 [인터뷰]
2023. 01.30(월) 07:00
유령, 설경구
유령, 설경구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30년이 넘었지만 배우 설경구가 연기를 대하는 태도는 한결같았다. 늘 새로운 얼굴,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유령'을 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예전의 모습을 반복하기보단 새로움에 도전하기 위해 '유령'이라는 작품에 도전하게 됐다는 설경구다.

최근 개봉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제작 더 램프)은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 용의자들이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이후 약 9개월 만에 극장으로 돌아온 설경구는 차기작으로 '유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일단 영화가 다루고 있는 시대가 끌렸다. 모든 배우들이 그러겠지만 난 이전의 모습이 반복되는 걸 싫어한다. 만약 시대가 바뀌고 착장이 바뀌면 조금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선택했다"고 답하며 "또 이해영 감독의 말에 끌렸다. 이 감독은 항일투쟁사의 이야기로 '유령'을 그리기보단 장르의 변주로 도전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그런 면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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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극 중 경무국 소속이었으나 총독부 내 통신과 감독관으로 좌천된 무라야마 쥰지 역으로 활약한다. '유령'과 빌런 사이를 오가며 영화 중반부까지 관객들을 계속 헷갈리게 만드는 캐릭터다.

그런 설경구에게 쥰지 역을 연기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이냐 묻자 "쥰지는 기능적인 성격이 가능한 캐릭터로, 가장 큰 역할은 관객들에 혼선을 주는 것"이라고 답하며 "끝까지 쥰지가 유령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 마지막까지 반전이 있을 것 같다고 느껴지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봤다. 단 몇 명이라도 반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하는 게 내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쥰지가 인간으로서 연민이 느껴지게끔 연기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어요. 쥰지는 태생적으로 정체성의 콤플렉스가 있는, 부모의 혈통에서 오는 콤플렉스가 강한 인물인데 이런 전사 역시 기능적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했죠. 반전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선 반전이 없는 게 반전일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의심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의 말처럼 '유령'의 서사를 위해 다소 소모적인 캐릭터로 쓰였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자신이 다른 배우에 가려지는 것 역시 개의치 않아 했다. 심지어 포스터를 제작할 당시 자신의 이름을 맨 뒤로 빼도 된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당시를 회상하던 설경구는 "헷갈리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포스터 이름을 이하늬, 박소담, 설경구 순으로 하자 했더니 제작진이 난색을 표하더라. 결국 나이순으로 가게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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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가 다음으로 신경 쓴 부분은 액션이었다. 특히 박차경 역의 이하늬와 펼치는 호텔 액션신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그간 '역도산' '야차' 등에서 수준급의 액션을 선보여왔지만 "난 액션을 못 하는 편"이라고 겸손하게 운을 뗀 설경구는 "그저 힘으로만 하는 스타일이다. 또 보기와 달리 통뼈다. 그래서 상대 배우를 다치게 하면 큰일이라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한다. 특히 이번엔 성별이 다르다 보니 더 걱정됐다"고 솔직히 밝혔다.

"다만 하루 이틀 지나니 이후론 너무 편하게 액션 호흡을 맞춰볼 수 있었다"라는 설경구는 "상대가 힘들어하면 미안해서 더 못할 것 같은데 이하늬 배우는 전혀 그런 부담을 주지 않았다. 진지하게 연기하다가도 컷 하면 발랄하게 해줘서 부담 없이 즐겁게 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설경구는 총기 액션신 촬영 비화도 들려줬다. 그는 "총 쏘는 것을 무척 어려워했다. 소품용 총이었지만 쏠 때마다 눈을 깜빡거려서 혼나기도 했다. 또 무섭더라. 소품용 총이지만 쏠 때마다 강한 공기압이 나오는데 군인들이 내 뒤에서 총을 쏠 때면 그 압력이 느껴졌다. 재킷이 날릴 정도였다"라고 회상했다.

설경구는 군인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체중조절을 하기도 했다. 좀 더 날카롭게 보이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고. 설경구는 "군인이라 둔해 보이면 안 될 것 같았다. 선과 각이 잘 드러나 보였으면 해서 살을 좀 뺐다. 그간 작품을 할 때마다 하도 뺐다 찌웠다 한 경험이 있어서 크게 어렵진 않았다"라고 담담히 답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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