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1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역주행 신화'로 그룹 알리기에 성공했지만, ‘마의 재계약’ 기간을 넘기지는 못했다.

소속사는 브레이브걸스와의 계약 종료를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적어 공지했다. 하지만 이들의 ‘퇴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가요 기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는 16일 공식입장을 통해 브레이브걸스의 해체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날 전속계약 만료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멤버들의 새로운 활동을 항상 응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제기된 ‘해체설’에 대한 답이 됐다. 지난해 방송된 엠넷 ‘퀸덤2’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며 해체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로써 작곡가이자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용감한형제가 이름을 내걸고 진행해 온 걸그룹 프로젝트도 막을 내리게 됐다.

사명을 따 만든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2011년 5인조로 만들어졌다가 2016년 7인조를 거쳐 2017년 현재의 4인조로 재편됐다. 원년 멤버들은 모두 나갔고, 현재 멤버(민영, 유정, 은지, 유나)는 브레이브걸스 2기로 불렸다.

그룹을 향한 소속사의 염원과는 달리, 2021년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팀 해체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2017년 발매한 ‘롤린’(Rollin’)이 그해 뒤늦게 주목받으며 ‘역주행 신화’를 썼고 스타덤에 올랐다.

용감한형제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최초 데뷔 때부터 계산하자면 무려 10년이 걸렸다. 용감한형제와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은 함께 각종 방송에 출연해 이 시절의 고충을 토로했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브레이브걸스는 각종 행사와 방송 섭외 1순위로 뛰어올랐다. ‘롤린’의 후렴구와 포인트 안무가 사실상 모든 매체들에서 주목받았고, 데뷔 6년 만에 꿈에 그리던 첫 정산까지 받았다.

기세를 모아 미니 5집 ‘썸머 퀸’의 타이틀곡 ‘치맛바람’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발표한 ‘나 혼자 여름’ ‘레드선’ ‘술버릇’(운전만해 그후) ‘땡큐’ 등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브걸스의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오랜 무명 시간을 겪었던 만큼, 그룹 활동에 미련이 남았을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 ‘롤린’이 급부상한 시기가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리며 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도 브레이브걸스의 재계약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가 됐다.

멤버들이 보여온 용감한형제를 향한 신뢰 역시 재계약을 향한 긍정 요소로 꼽혔다. 이에 2~3년의 계약 연장은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멤버들의 마음은 달랐다. 계약 종료를 앞두고 이상 기후가 감지됐고, 결국 해체로 이어졌다.



‘롤린’의 인기가 여전한 바, 아쉬워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멤버 유정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처음 헤어짐을 마음 먹었던 2년 전 보다 오히려 더 큰 일들을 이뤄낸 지금의 헤어짐이 더 먹먹하고 가슴 아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펼칠 연예 2막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지만, 적응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룹 활동 외 개인적 재능을 보여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 검증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일부에서는 ‘원 히트 원더’(one-hit-wonder, 가수가 단 한 곡만 큰 인기를 누린 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가수들을 조명했던 JTBC ‘슈가맨’을 떠올리며 우려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이 용감한형제와 ‘롤린’의 후광을 떠나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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