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라이브 포크 공연의 뿌리가 된 학전이 개관 30주년을 앞두고, 다시 의미를 되새긴다. 학전을 사랑하고, 학전에서 사랑받았던 아티스트들이 '어게인(Again), 학전 콘서트'를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인다.

'어게인, 학전 콘서트'의 기자간담회가 19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학전블루소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가수 전인권, 권진원, 강산에, 박학기, 그룹 YB, 푸른곰팡이, 자전거 탄 풍경, 스윗소로우 김영우가 참석했다.

'어게인, 학전 콘서트'는 1990년대 라이브 콘서트의 발원지이자,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온 학전의 역사성과 상징정을 되짚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공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박학기는 "연초부터 김민기 선배님과 좋은 공연을 해보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작됐다. 인권 형님이 의견을 더하셨고,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오늘 같은 큰 일이 벌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전은 지난 1991년 가수 김민기가 개관한 이후 학전, 학전블루 소극장과 학전 그린 소극장, 도서출판 학전을 통해 뮤지컬, 연극뿐 아니라 콘서트, 무용, 전통공연 등 다양한 공연의 기획과 제작, 음반 및 대본 발간 사업, 문예강좌 기획 등을 펼쳐왔다.

제대로 된 음악 라이브 공연장이 적었던 시절, 학전은 시설이 잘 갖춰진 최고의 공연장이었다. 이에 들국화, 노래를 찾는 사람들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라이브 공연을 이어온 곳이다. 권진원은 "'노영심의 작은음악회'가 학전에서 시작됐다. 여기서 반응이 좋아서 TV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당시 학전의 위치에 대해 설명했다.

김영우는 당시 음악을 즐기던 팬의 입장에서 학전을 되새겼다. 그는 "가장 처음 봤던 공연이 학전에서 열렸다. 그때 본 공연이 들국화 공연이었다. 너무 좋고 신났던 기억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영우는 "음악을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여전히 같은 공간에 제가 그때 공연을 봤던 선배님들과 함께 있을 수 있게 됐다"며 "이건 학전이 그만큼 튼튼하게 버텨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연결 지점인 학전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밝혔다.


음악인들에게 학전은 공연장 이상의 의미였다. 인디로 활동하던 시절 게스트로 학전 무대에 섰다는 윤도현은 "고향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됐다"며 이번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산에는 "1992년도 데뷔해 학전과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저 또한 학전에서 여러 번 공연을 했었다"며 "그런 기억이 이번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됐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나를 새롭게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게인, 학전 콘서트'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를 아우르는 문화 공간이라는 학전의 의미를 살릴 전망이다. 과거 학전에서 공연했던 아티스트들은 그 때 그 시절의 음악과 더불어 현재를 노래하는 신곡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유재하 동문회 팀의 경우, 지난해 수상자인 20대 신인 가수들의 무대도 준비했다.

자전거 탄 풍경의 강인봉은 "정체돼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이 공연을 하는 게 아니다. 10대, 20대부터 40대, 50대, 60대까지 좋은 음악으로 다가가고 싶다"며 "7080 세대의 음악만을 정답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에 기반해서 요즘에 맞는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도를 이번 콘서트에서 볼 수 있으실 것"이라고 '어게인, 학전 콘서트'를 예고했다.

29일부터 오는 5월 19일까지 열리는 '어게인, 학전 콘서트'에는 전인권을 시작으로 김수철, 김현철, YB, 권진원, 안치환, 웅산, 강산에, 유재하 동문회, 정원영, 푸른 곰팡이, 김광민, 노영심, 김광석 다시 부르기 팀(박학기, 유리상자, 한동준, 동물원, 자전거 탄 풍경, 장필순)까지 총 14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