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가수 윤종신이 데뷔 30주년을 맞이해 서른살을 노래한다. 이미 30대를 지나온 선배로서 그의 응원과 조언이 담겨 있다.

'월간 윤종신'이 한 패션브랜드와 함께 한 음악 프로젝트 '이제 서른'의 기자간담회가 26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윤종신을 비롯해 그룹 어반자카파, 소녀시대 태연, 가수 장범준이 참석했다.

지난 2010년에 디지털 시대의 음악 전달 방식으로 시작한 '월간 윤종신'은 매월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고 있다. '월간 윤종신'은 약 9년의 시간 동안 뮤지션들을 비롯해 작가, 미술 기획자, 영화 기획자, 연예기획사 창업자 등 여러 분야의 인물들이 콘텐츠를 선보이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데뷔 30주년, 론칭 30주년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난 윤종신과 해당 패션브랜드는 '이제 서른'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30년 전인 1989년에 의미를 담아, 해당 연도에 태어난 아티스트 가수 장범준, 그룹 소녀시대 태연, 그룹 어반자카파가 해당 연도에 발매된 곡을 부르는 것이 콘셉트다. 윤종신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윤종신은 "1989년 교내 가요제에서 발탁이 됐다. 당시 제 소속사였던 곳과 계약을 하게 됐고, 그 때부터 노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1989년은 내게 많은 일들이 일어난 해"라며 "인생의 방향을 못 찾고 방황하던 내게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내 인생이 놀랍게도 풀려나가던 시기"라고 1989년에 갖는 특별한 의미를 설명했다.

윤종신은 '이제 서른' 프로젝트의 첫 곡이자 '월간 윤종신' 3월호인 '멋'을 발매한다. 부제는 '서른에게'로, 지금 30대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윤종신은 "김광석 선배가 생각했던 '서른 즈음에'에 대한 이야기와 내가 생각하는 서른은 조금 관점이 다른 것 같다"며 "나는 훨씬 더 기회가 많고 에너지를 뿜어내야 되는 나이가 서른살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20대에서 30세를 지났던 1990년대는 조금 널럴하고 틈이 많았던 것 같다. 그 때는 멋을 부리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실속있는 사람들이 예찬을 받던 시대였다"며 "지금 힘든 삶을 살고 있는 20, 30대 분들이 멋있게 살자는 생각을 조금만 더 하면 눈살 찌푸리는 일,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이 줄어들 거다. 그들에게 조금 헐거워져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을 전했다.


윤종신의 '멋'이 발매된 후 4월부터 6월까지 장범준, 태연, 어반자카파가 차례로 1989년에 발매된 곡을 리메이크해 발표한다. '월간 윤종신'의 별책부록 형태다. 장범준은 사랑과 평화의 '그대 떠난 뒤', 태연은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 어반자카파는 '기분 좋은 날'을 2019년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재해석했다.

올해 만 30세가 된 장범준, 태연, 어반자카파 조현아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30대로서의 속내를 꺼내놨다. 먼저 태연은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다. 어릴 때 생각했던 것과 지금의 내가 다른 것도 느껴지고, 과연 정답이 뭘까 생각도 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장범준은 "음악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는 걸 깨달은 시점이 서른살"이라며 "자아정체성을 찾은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조현아는 "서른살이 되면서 뒤를 돌아보니 모든 것들이 내가 선택한 일들이더라. 그래서 앞으로의 선택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기대가 된다"며 30대를 맞이한 기쁨을 드러냈다.

이제는 30대를 지나온 윤종신은 "부럽다. 다 알고 있는 상태로 이 나이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어릴 때는 감각을 많이 팔고, 나이가 들면 생각을 노래하게 되는 것 같다. 30세부터 생각이 생기고, 진짜 내 것이 나오는 나이인 것 같다. 이번에 그 중요한 나이에 있는 분들과 작업을 하게 됐다"며 후배 아티스트들을 응원했다.

또한 윤종신은 "내가 걸어온 인생을 가야할 사람들이니까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며 "인기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그 비결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뚝심있게 밀고나가는 것 같다"며 고민하고 있는 30대 아티스트들에게 조언했다.

끝으로 윤종신은 "오늘은 신곡의 발매일일 뿐이다. 이 곡이 내년 이맘때쯤에 많은 사람들에게 불렸으면 좋겠다"며 이 프로젝트가 꾸준히 사랑받길 바라는 바람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