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집사부일체'에서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경찰견 레오의 은퇴식에서 오열했다.

31일 저녁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는 강형욱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강형욱은 오래 전 헤어졌던 반려견 레오에 대해 "셰퍼드다. 아기 때부터 훈련도 하고 대회도 나갔던 친구다. 저한테는 아프기도 하고 잊어버리고 싶기도 했던 친구"라고 소개했다.

강형욱은 "훈련사가 가난하다. 첫 해에는 5만원을 받고, 나중에 겨우 한 달에 40만원을 벌었다. 그때 제가 레오를 떼어냈다"며 레오와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털어놨다. 이어 "형편이 나아진 뒤 찾아보니 레오가 경찰견이 돼있더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강형욱은 "과거에 나는 압박적인 훈련법을 했었다. 레오는 그 훈련법을 겪었다. 레오는 옛날의 강형욱"이라며 "어쩌면 저는 내일 레오를 만나러 가는 거지만 옛날의 내 모습을 기억하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다음날 강형욱은 레오의 경찰견 은퇴식에 참석했다. 레오 담당 경위는 "레오와 8년 정도 함께 했다"며 "경찰견 1기생은 7마리였는데, 네 마리는 복무 중에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한 마리는 지난해 실종자 수색 중에 독사에 물려서 순직했다. 또 다른 한 마리는 지난해 은퇴했다. 레오가 마지막까지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경위 옆에 붙어 있는 레오를 보며 "나한테 오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 게 오히려 감사하다. 나를 알아보고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레오가 힘들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더 잘해줘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레오의 경찰견 은퇴식에서 담당 경위는 준비해온 편지를 꺼내 읽었다. 경위는 "이미 너의 가족이었던 강형욱 씨가 몇년 전부터 너와 함께 살길 기다렸다"며 "남은 날 동안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레오의 행복한 앞날을 빌었다.

그의 편지 낭독에 분위기는 무거워졌고, 양세형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 순간 눈시울이 붉어진 강형욱은 레오가 경찰견 옷을 벗는 모습을 아련하게 바라봤다. 레오를 인도받기 위해 사람들 앞에 선 강형욱은 준비해온 편지를 읽기도 전에 오열했다.

겨우 입을 연 강형욱은 "2개월이었던 강아지 때부터 레오는 좋은 친구였다"며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레오를 보내고 지금의 반려견들과 좋은 곳에 갈 때면 레오도 이런 곳 참 좋아하는데 같이 왔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형욱은 "레오가 내게 오는데, 레오가 다리를 절고 있더라. 레오 혼자서 내게 오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안타까웠다"며 "레오를 보낼 때 사정이 좋아지면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었다. 앞으로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강형욱과 레오가 집에서 편안하게 놀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집사부일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