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 멤버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폭행 피해와 관련해 법정에서 눈물로 호소했다.

19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이하 미디어라인),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다. 김창환 회장은 아동학대 및 아동학대방조 혐의, 미디어라인은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다.

이날 공판에는 피해자인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증인으로 채택돼 법정에 출석했다. 당초 증인으로 법정에 설 예정이었던 이은성은 심문이 필요없다는 결론이 나면서 공판에 불출석했다.

사전에 신청한 증인 보호 절차에 따라 이석철 이승현의 증인 심문은 피고인 김창환 회장, 미디어라인 이정현 대표와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는 가림막 뒤에서 증인 심문을 소리로만 들었다.

증인석에는 교복을 차려입은 이승현이 먼저 들어섰다. 이승현의 법률대리인이 자리에 동석했다.

문영일PD가 폭행 관련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한 만큼, 김창환 회장의 아동학대방조 혐의, 미디어라인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사안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이승현은 김창환 회장으로부터 전자담배를 피워보라고 강요받았던 일과 2017년 6월 13일 문PD로부터 이승현이 폭행당하는 모습을 김창환이 목격한 상황 등을 상세하게 증언했다.

이승현은 "김창환 회장이 문PD를 불러서 '머리에 구멍을 내서라도 얘네 만들어놔라' '그러다 얘네 죽으면 장례식장 비용 내가 다 낼게'라고 말했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진술 과정에서 이승현은 여러차례 울먹였다. 그는 물을 마시며 감정을 가라앉히려다가도, 문영일PD로부터 폭행당했던 일을 되새기며 격하게 오열을 하기도 했다.

특히 김창환의 법률대리인이 진행한 반대 심문의 분위기는 더욱 예민했다. 이승현이 "내 말 좀 끝까지 들어달라" "난 당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 또, "변호사님은 맞으면서 커보셨냐"며 김창환의 법률대리인에게 큰 소리로 되묻기도 했다.

마지막 발언 기회에서 이승현은 "대한민국에 이런 사건이 없었으면 좋겠고, 저처럼 당하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창환 회장에게 한 마디 해도 되겠냐"고 입을 연 이승현은 "거짓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이승현이 법정을 나간 후, 이석철이 증인석에 섰다. 비교적 차분하게 증언을 이어나가던 이석철도 동생의 폭행 피해 상황을 설명하던 중에 오열했다. 때때로 앞에 놓인 책상을 두드리면서 피고인에 대한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이석철은 "동생은 타당한 일에 대해 말하는 것뿐, 억지 부리는 성격으 아니"라며 이승현을 감싸기도 했다. 또, 아버지가 이승현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한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우리를 단 한 번도 때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석철은 미디어라인 측에서 제기한 전자드럼 절도 의혹에 대해서도 "내 이름을 다 써놓은 내 것"이라며 부인했다. 회사 돈으로 구비된 건 사실이나, 김창환 회장이 준 선물이라는 것이 이석철의 주장이다. 김창환 회장의 법률대리인이 "기자회견 이후에 전자드럼과 DJ런치 패드를 회사에 다시 두고 가지 않았냐"고 묻자, 이석철은 "그렇다. 치사해서 두고 왔다. 아버지가 회사에 가져 가라고 전화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철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끝으로 이석철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학대를 당하면서도 음악 해왔다는 게 마음 아프고, 두 번 다시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검찰은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 멤버 김준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창환 회장 측은 미디어라인의 전 직원과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 멤버 이은성, 정사강 중 한 명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다음 공판은 오는 5월 7일 열릴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