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 대표, 현 직원 등이 182억 편취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까지 위반하며 시정명령까지 받았다. 연속된 논란으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가 쌓아올린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182억 편취 혐의, 오히려 피해자는 멜론?

멜론을 운영했던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신모 전 대표이사, 이모 전 부사장, 김모 전 정산담당 본부장이 지난달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세 사람은 지난 2009년 멜론을 운영하는 동안 페이퍼 컴퍼니 LS뮤직을 만들어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음원 등을 저작권 등록하고, 다운로드 수를 조작해 정산금 약 41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2010년 정산 방식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저작권자들에게 명확하게 알리지 않고, 가입자 중 저작권자의 음원을 이용하지 않은 이들의 이용료 약 141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특히 정산 방식이 변경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저작권자들에게 거짓 설명을 했거나, 자료를 삭제했다는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재 멜론을 인수한 카카오 측은 "카카오가 인수하기 전 생긴 사안"이라며 "현재의 회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구상권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사측이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더불어 "피해가 확정되는 대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권리자에게 보상할 예정"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어떤 회사가 언제 멜론을 인수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멜론이라는 한 회사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멜론의 전 경영진이 일으킨 사기 사건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멜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보호법 위반 시정명령 "동의 없는 가격변동"

1일 멜론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알렸다.

공정위는 멜론이 정기결제 상품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동의 없이 계약 조건 등을 변경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16년 약 3개월 간 진행된 가격 인상 동의 프로모션이었다. 가격 인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할인 혜택 연장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반복해서 광고했으나, 프로모션 이후에도 인상에 동의하지 않은 이용자들과의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시켰다.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 21조 제 1항 제1호에 의거, 공정위는 멜론의 이번 프로모션은 음원서비스 이용권의 가격 및 이와 관련된 할인혜택 등에 관해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 방법으로 광고한 것이라고 봤다.

또, 멜론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일시정지 해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정기결제 상품이용자 중 이용량이 많다는 이유로 이용자의 이용권을 일시정지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음원 이용이 일시정지 된 구체적인 사유를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더불어 인상된 가격을 기준으로 할인혜택이 적용된다는 사실과 혜택 종료 이후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멜론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모두 수용한다. 이와 더불어 자진 시정한 부분도 있다"며 "조금 더 신뢰도 있게 서비스를 해나가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이 부분과 관련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보상 계획은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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