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사람이 좋다'에서 코미디언 이수지가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11일 저녁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이수지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이수지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에 쫓겨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전화벨이 울려도 받지 않고 조용히 있어야 되고, 집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해야 했다. 그 뒤로 벨소리가 나면 아찔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지는 "수능 시험 끝나고 대학에 가야 되는데 집에 있는 가구들이랑 전자제품들에 압류 스티커가 붙어 있고 등록금을 낼 돈이 없다고 하더라. 그 때는 집을 나와서 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등록금을 마련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마련하지 못 해서 대학을 못 갔다"고 고백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가족들끼리도 흩어져 살아야 했다고. 이수지는 "오빠는 고시원에 갔고 엄마는 친구네 집에 갔고, 아빠는 연락이 안 됐다. '나는 언제 데리고 가냐, 왜 엄마 아빠만 서울에 있냐'면서 공중전화에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당시 코미디언을 꿈꾸며 극단에서 코미디 공연을 하고 있었던 이수지는 "객석에 아빠한테 돈을 빌려준 아저씨가 들어오시더라. 아저씨를 보고 제가 대사를 치다가 너무 놀라서 무대 뒤로 그냥 들어갔다. 너무 창피하기도 했고,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주차장에서 계속 울었던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이름을 떨치던 전성기 시절에도 빚을 계속해서 갚아야 했다. 이수지는 "당시 한 달 수입이 1000~2000만원 가량 됐다. 화장품 광고도 몇 개 찍었고, 통신사 광고도 했었다. 주말마다 지방 공연을 다녀서 거의 집에 없었다. 월세 걱정 없이 냈고, 부모님께 용돈도 챙겨드렸다. 그리고 빚도 빨리 갚아야 했다"고 했다.

지난해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도 부친의 빚 때문에 걱정해야 했다. 그는 "서너차례 정도 연락을 받고 갚아야 될 돈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결혼식 하는 날도 너무 노심초사했다. 내가 결혼하는 기사도 나갈 텐데 다른 분들이 오셔서 훼방을 놓거나 하면 어쩌나 불안했다. 결혼식이 끝난 후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났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사정으로 부친과는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수지는 "당장 아빠라는 말만 들어도 불안하고 걱정부터 생긴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으로 긍정 에너지를 풍겨왔던 이수지. 그의 남편은 "솔직히 저였다면 웃음을 주는 직업은 갖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데도 긍정적으로 누군가에게 웃음을 준다는 게 멋있는 것 같다"며 이수지를 칭찬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