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조영남(75)의 '그림 대작(代作)'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오늘(25일) 나온다. 제3자 능력을 빌려 그린 그림을 창작물로 볼 수 있을지, 또 이런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등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제 2호 법정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영남 등의 상고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조영남은 화가 송모씨 등이 그린 그림을 넘겨받아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인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조사 결과 송씨 등이 거의 완성된 그림을 넘기면, 조영남이 가벼운 덧칠 정도를 한 뒤 자신의 서명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검찰은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조영남 측은 송씨 등은 자신의 지시에 따라 밑그림을 그려준 조수에 불과할 뿐이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현대미술의 특성 상 조수를 활용한 창작활동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해당 사건에 대한 1심과 2심의 판단은 달랐다. 1심은 조영남이 제작했다는 작품들을 본인의 창작적 표현물로 온전히 볼 수 없고, 이를 구매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로 봤다.

하지만 2심에서는 조수를 통한 작품 제작 방식이 미술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방식이고, 구매자들의 주관적 기대와 다르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를 인정할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도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이번 사건에 대한 공개 변론을 열었다. 이날 검찰과 피고인 측의 주장뿐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공개변론에 직접 참석했던 조영남은 "남은 인생을 갈고 다듬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예술가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화투를 가지고 놀면 패가망신한다고 했는데 자신이 너무 오랫동안 화투를 가지고 놀았던 것 같다. 내 결백을 가려달라"라고 말했다.

한편 조영남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무명화가 송모씨에게 총 200~300점의 그림을 그리게 하고, 배경에 경미한 덧칠을 한 뒤 자신의 이름으로 고가에 판매해 1억6000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2016년 기소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