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이른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사총사로 불리는 이종필 감독, 배우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긍정적인 에너지 넘치는 영화의 탄생을 예고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제작 더 램프, 이하 '삼토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이종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입사 8년차 동기 이자영(고아성),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이 검은 폐수를 유출하는 회사의 숨겨진 비리를 밝히기 위한 고군분투기를 담은 영화다.

◆ 90년대 토익반을 주제로 한 이유

이날 이종필 감독은 '삼토반'의 중심이 되는 토익반을 만든 이유에 대해 "초고를 홍수영 작가님이 쓰셨는데, 작가님이 90년대에 실제로 대기업에서 개설한 토익반에 강의를 나간 적이 있다고 하시더라. 그때 강의를 받던 학생들도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모습처럼 고졸 직원들이었다. 그래서 이분들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그려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종필 감독은 "90년대를 주요 시점으로 잡은 이유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라며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시대라는 점이 강조되길 바랐다. IMF 전으로 시대를 구성한 것은 맵시 나는 시절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은 마음에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 캐스팅 비화

그런가 하면 이종필 감독은 영화에 고아성을 캐스팅 한 이유에 대해 "사실 (고아성을) 3-4년 전에 우연히 보고 지금까지 알고 지내고 있었다. 드문드문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그러면서 고아성 배우의 작품을 몇 개 챙겨봤는데 영화 속의 모습이 마치 자영 같았다. 사람이 좋았다. 그래서 만약 이 영화를 하게 된다면 고아성 배우와 함께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솜 배우의 경우, 10년 전에 제가 '푸른소금'이라는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 있는데 그때 이솜 배우에게서 유나의 모습을 봤다"면서 "유나 캐릭터는 겉으로 쏀 것 같지만 속내가 깊은 캐릭터다. 그런데 이솜 배우가 그랬다. 당시 내가 길거리에서 집에 어떻게 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솜 배우가 태워다 줬다. 쑥스러운 지 아닌척하면서도 챙겨주는 '츤데레' 모습이 유나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필 감독은 박혜수 배우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서는 "특히나 보람이라는 캐릭터는 애정이 많이 간 캐릭터였는데, 과연 누굴 캐스팅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때 딱 박혜수 배우가 날 찾아와주셨다. 이렇게 와줘서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 "캐릭터 그려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

이런 스토리를 통해 영화에 캐스팅된 세 배우는 자신이 맡은 인물로 완벽히 변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이솜은 "사실 스스로가 90년생이라 90년대의 기억이 전혀 없다. 그날의 향수 같은 것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래서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솜은 "캐릭터를 그려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를 했다"면서 "헤어스타일이나 갈매기 눈썹 등 그 시대에 유행하던 화장 기법들을 많이 찾아봤다. 적극적으로 준비를 했다. 의상들도 동묘시장에 직접 가서 그 시대의 의상들을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고아성은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셋이 함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이 장면의 느낌이 최대한 살았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저희끼리 합숙을 자처해서 매일 같이 만났던 것 같다. 어떻게 찍을지, 어떻게 연기할지 의논하며 그려나갔다"고 밝혔다.

박혜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나 역시 셋이 같이 하는 장면이 진짜 친구처럼 나왔으면 바랐다. 그래서 셋이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미지가 그려졌다. 두 언니가 뭘 구성하면 잘 따라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혜수는 "내가 연기한 심보람 캐릭터를 통해선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점점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나가는 것에 중점을 많이 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여성서사가 주는 매력

끝으로 세 배우는 '삼토반' 속 여성 중심 서사에 대해 말했다. 고아성은 "사실 전작 '항거: 유관순 이야기'라는 영화에서도 많은 여배우들과 연기를 했다. 그때 느낀 기운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른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이 현장만의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가 있었다. 든든하고 같이 있으면 뭔가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당당한 애티튜드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솜 역시 이에 공감하며 "전부터 여성 배우분들과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그런 순간이 올까 싶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받고 아성 씨와 혜수 씨가 함께 한다고 해서 정말 신나게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어느 날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는데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두 같은 얼굴을 짓고 있더라.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더 힘이 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혜수는 "출연하는 배우들이 같은 성별에,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서 특히 이번 영화에서 끈끈함을 제대로 느낀 것 같다. 또 감독님과 넷이 있으면 사총사처럼 뭔가 한마음으로 뭔가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 힘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께도 전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아성, 이솜, 박혜수의 남다른 에너지가 담긴 '삼토반'은 10월 중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