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짙은 감동을 선사한 진모영 감독이 7년 만에 다시 '님아' 시리즈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 서로를 사랑하는 여섯 노부부의 모습을 통해 위안을 전하고 싶다는 진모영 감독이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감독 진모영, 이하 '님아')는 위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시리즈로, 긴 시간을 함께해온 미국, 스페인, 브라질, 일본, 인도, 한국 등 여섯 나라 노부부의 일상을 담아냈다. 지난 2014년 480만 명의 관객에게 따스한 위로를 선물했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넷플릭스와 함께 손잡고 새롭게 선보이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진모영 감독은 7년 만에 '님아' 시리즈를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해 "사실 처음엔 시리즈를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 시리즈 역시 넷플릭스 측에서 먼저 제안을 먼저 해주신 거다. 하지만 제안을 받고 나니 별달리 고민할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나기에 더없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 감독은 넷플릭스와 계약할 당시를 회상하며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싱가포르에 있는 넷플릭스 아시아 지부에서 처음 연락이 왔다. 2017년에 미국에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개봉했는데 그 다큐멘터리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책임자가 봤다고 하더라. 그분이 꼭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 그때부터 추진했다. 연락이 왔을 때가 '마린보이' 개봉을 앞두고 분주한 시간이라 고민이 됐지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IP를 이용해 시리즈물을 만든다는 점과 190여 개 국의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다는 점에 설레어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6개의 국적을 가진 감독이 한 개의 주제로 시리즈를 만드는 것인 만큼 어려운 점도 있었다. 진 감독 역시 "처음엔 이게 과연 잘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은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러프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는 진 감독은 "때문에 국가의 숫자가 몇 개가 될 것인지도 안 정해져 있었다. 그저 '6-7개국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설정으로 시작됐다. 특정 나라를 정하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서로가 제안을 하며 생각을 맞춰갔던 것 같다. 이후 각 나라별로 20명 정도의 감독 후보군을 뽑아 그분들이 만든 작품들을 다 봤다. 시리즈인 만큼 공감대가 높은 감독님들을 우선시해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감독은 "처음엔 아무리 감독의 성향이 달라도 다 같은 주제로 시작한 만큼 결과물이 비슷할 거라 예상했지만, 쭉 만들다 보니 감독님들 개개인만의 스타일이 묻어 나왔다"며 "전체적으론 '님아' 시리즈의 흐름을 타고 있지만 각각의 개성이 담겨 있었다. 다르면서도 조화가 이뤄진 듯했다. 결과물을 보고 나선 감독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내 동료들, 내 친구들이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진 감독은 여섯 국가 중 한국 편을 맡아 연출했다. 주인공으론 정생자 조영삼 부부가 함께했다.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에서 두 부부는 시골에서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스히 만들었다.

하지만 막상 한국 편을 연출한 진 감독은 촬영에 앞서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고. 진 감독은 "두 분을 찾는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토로하면서 "다른 다큐멘터리와 달리 이번 작품에선 정해진 콘셉트가 있었다.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담되, 좋게 오래 사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또 같이 보내는 시간들이 많은 부부의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처음엔 금방 찾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분들을 찾는 데 시간이 무척이나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을 찾는 작업은 세 달이 넘게 걸렸다. 진 감독도 예상치 못한 고난이었다. 그러다 그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연을 만나게 됐다. 과거 PD로 활동할 당시 알게 된 한 홍보 담당자의 소개로 만나게 된 것. 진 감독은 "완도에서 만난 담당자분이셨는데, 그분께서 '이분들을 한 번 만나보시면 반드시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시더라. 긴가민가한 마음에 지난 2018년 10월에 처음 만났는데 너무 좋았다.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분들과 촬영해야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들이 사는 자연, 두 분이 보여주는 생동감들, 활기, 따뜻한 온기가 있는 모습,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걸 지켜보면서 이 부부는 정말 좋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부부인 것 같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짓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짜 촬영은 지금부터였다. 진 감독은 물론, '님아'에 참여한 감독들은 모두 1년 가까이 부부의 곁에 머물며 천천히 이들의 일상을 담아냈다. 촬영 역시 100회 이상 진행됐단다.

오랜 시간 여유를 두고 촬영을 한 이유에 대해 진 감독은 "'님아'에 출연하는 노부부분들은 모두 함께 지내온 세월이 길다는 공통점이 있다. 짧으면 45년, 길게는 60년 넘게 커플로서 살아오신 분들이다. 사실 70분 전후의 다큐멘터리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금방 만들 수 있겠지만, 노부부가 길게 살아온 과정들을 급하게 쫓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일생을 4계절에 걸쳐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진 감독은 7년 만에 다섯 국가의 감독들과 협업해 새로운 '님아'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6개의 국가로 나뉘어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결국 이들이 말하고자 한 건 '사랑'이었다.

진 감독은 "'님아' 시리즈의 가장 큰 콘셉트는 '우리는 당신의 사랑을 응원합니다'이다. 시리즈를 만들 때 '사랑의 교과서가 됐으면 좋겠다'는 표현을 많이 하곤 했는데, 저희 작품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파트너나 부부, 혹은 커플에게 참고서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분들께도 좋게 작용하기 바란다"면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가족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그 시간들이 각자에게 어떤 시간으로 다가올지는 다 다를 것이다. 다만 저희 시리즈가 지금 시기를 보내는 이들에게 좋게 작용하기를 바란다. 어떤 식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지침서가 되었으면 한다. 다소 힘든 시기에 나온 콘텐츠이니 만큼 좋은 의미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