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업계 관계자들이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영화관 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정부지원 호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최다경 한국예술영화관협회장, 롯데시네마·CGV·메가박스·씨네큐 각 사 국내사업본부장, 각 멀티플렉스 체인별 위탁사업주가 참석했다.

최근 영화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영화관람객이 급감하면서 그 어떤 산업보다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수는 전년 대비 74% 감소하며 통전망이 가동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팬데믹 사태에 발맞춰 극장은 최선을 다해 정부의 방역 정책을 준수했다. 띄어앉기와 운영시간 제한은 물론, 철저한 사전 방역 조치로 극장 안전에 만전을 가해왔다. 이로 인해 극장에 코로나 학진자의 방문은 상당수 있었음에도 2차 감염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화계는 각종 재난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 상황. 이에 영화계 관계자는 이날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이창무 회장은 먼저 성명서를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하곤 한다. 가만히 식사만 하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각종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런데 극장에서 사람들은 앉아서 화면만 보지 않냐.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극장은 어느새 사람들이 기피하는 장소가 됐다. 극장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히 병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속한다는 이유로 늘 지원에서 배제되어 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이 가운데 정부의 지원책은 영화 발전 기금 감면, 영화할 인권 등 상당히 제한적이었다"며 "심지어 이를 위해 사용된 비용은 모두 영화 발전 기금을 통해 마련된 것이었다. 영화 발전 기금은 영화계가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년 티켓값의 3%를 거두어 조성한 돈이다. 영화업계 발전이나 구제를 위해 당연히 쓰여야 하는 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제약을 걸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금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우리가 지켜낸 극장은 외래 극장 자본으로 잠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부디 과감하고 현명한 안목으로 옳은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크게 네 가지 조건을 내걸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 회장은 "극장사들은 2월부터 관객 1인당 1000원의 개봉지원금을 배급사에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한계에 도달했으니 정부가 나서 주시길 바란다. 2021년 영화 발전 기금 남부도 전면적으로 면제해 주시길 바란다. 이는 극장은 물론 영화업계 전체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임대료 및 금융 지원도 당연히 도움을 주셔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회장은 "극장에서 코로나19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람은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물론 당장의 지원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정부 원칙을 따라가겠다. 단계적으로 완화해 주시길 요청해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최다경 회장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독립영화제들은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당장 폐지를 발표하는 예술영화제들도 말릴 수가 없는 상태다. 예술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한계가 왔다. 비상사태다"라고 공감했다.

이어 극장에서의 음식 취식 제한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음식 취식을 한때 허용한 적이 있어다. 하지만 그때도 확산은 되지 않았다. 중요 요인은 아니라 생각한다. 또한 모든 단계에 대해 취식을 허용해달란 게 아니다. 단계적으로 완화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위탁사업주 측은 "이젠 정부 차원에서 도와주셔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일반 기업과 달리 3%의 영화발전기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 기금을 낼 돈도 없는 상태다. 정부에서 늘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상당수의 아르바이트생이 이미 떠난 상태다. 사람들이 영화관에 오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제작사나 배급사가 어쩌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위탁사업주 측은 "이에 정부 차원에서 영화 업계를 도와주시길 호소한다. 저희 위탁관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대기업만 있는 게 아니다. 37% 정도는 위탁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도와준다는 것도 좋지만 지금 현재 영화관은 무척 힘든 상황이다. 저희 중소기업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었지만 담은 높았다. 향후 1년간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 차원에서 도와주셔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은 8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영화관 9개에서 대출만 50억 원이 나왔다. 회사 측에서 담보를 해 받을 수 있던 돈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어떻게든 버텨나가고 있지만 무척이나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씨네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