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의 방에 국보 제83호 반가사유상이 놓이고 있다. 그룹 리더 RM의 우연한 행동이 만든 진풍경이다.

스타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에 마땅한 응원을 보내는 것은 팬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권리 중 하나다. 단순히 음악이나 퍼포먼스를 넘어 이들이 입는 옷, 먹는 음식, 방문하는 장소 등에 열광하며 이른바 ‘굿즈’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기에 비례해 관심의 농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수년 전부터 발표한 신곡들로 전 세계적으로 유의미한 기록들을 써 내려가고 있는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은 작은 행동 하나로도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트렌드세터다.

이들은 한류의 첨병으로서 K팝에 이어 한글, 한복, 김치 등 K컬쳐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일부 나라들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는 중이다.

K컬쳐 연장에서 최근에는 K문화재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 등에서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를 꾸미며 전 세계 아미들에게 한국 여행 욕구를 키우더니, 이번에는 국보 미니어처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최근 공개된 RM의 작업실 한쪽에서 발견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BTS반가사유상’ ‘RM반가사유상’ 등으로 불리며 아미들의 이른바 ‘돈쭐’을 맞고 있다.

RM이 직접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이 미니어처는 RM의 책상에서 발견된 직후부터 판매 속도가 빨라졌다. 국내외 팬들의 문의가 이어지며 예약주문도 어려워진 상태다.



이 미니어처를 기획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문화상품팀 문현상 부장은 16일 티브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RM씨가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고, 직접 뵙고 뭘 드리거나 만난 적이 없다 보니 SNS를 통해 접했다. 4차 제작을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1000개 정도 되는데 사진이 뜨자마자 예약주문이 쇄도해 상품 완성도 전에 전량이 판매됐다. 그래서 또 5차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상품을 준비한다고는 했는데 이게 수작업으로 표면처리도 하고 공정이 복잡해서 시간이 걸리는 제품이다. 5차 제작 같은 경우는 추후 논의 예정이었는데 급하게 당겨서 바로 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효과를 보고있기는 하지만, 상품의 퀄리티 역시 구매 열풍을 일으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미니어처를 실제로 구매한 누리꾼을 중심으로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었던 것을 방 한켠에 두고 볼 수 있어 좋다”라는 구매 후기부터 “외국인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정말 좋아한다”라는 후기까지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색깔별로 소장하기 위해 추가 구매를 원한다는 문의도 눈에 띈다.



반가사유상에 이어 또 다른 K문화재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외 누리꾼의 모습도 늘어나고 있다. 교과서 혹은 수학여행이 아니고서는 접하기 힘든 우리 문화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감상하는 새로운 유행 역시 기대케 한다. 해외 팬들의 경우 단순 문화재를 넘어 한국의 역사에도 관심을 보이며 궁금증을 드러내고 있다.

문현상 부장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양한 굿즈들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문화재를 바탕으로 하더라도 단순 기념품이 아닌, 최신 굿즈 다운 느낌을 줘 다양한 세대를 겨냥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문 부장은 “미니어처 같은 경우는 과거에도 작은 모형들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뭔가 새롭고 유니크한 것들을 많이 좋아하시고 희귀한 것들을 좋아하시더라. MZ세대 분들은 뭔가 남들과는 다른, 희소성이 있는 것에 가치를 두고 계시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봐온 작은 불상 느낌보다는 산뜻하게 바꾼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박물관 굿즈를 전체적으로 젊게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 트위터, 국립박물관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