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또 한 번 객석이 텅 빈 무대에 섰다. 전 세계의 팬들이 이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호흡했지만, 한편으로는 관객들을 직접 만날 수 없는 여전한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노래 가사처럼 '더운 텅 빈 무대'에 서서, 빠른 시일 내에 찾아올 '봄날'을 위해 춤췄다.

24일 저녁 방탄소년단은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온라인 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은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렸다. 만으로 2년 만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벌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바로 그 자리에 선 것. 멤버들은 여전히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그간 복잡했던 마음을 진솔하게 쏟아냈다.

이날 공연은 메들리 무대를 포함해 총 23곡의 노래로 구성됐다. '온(ON)' '불타오르네' '쩔어' '디엔에이(DNA)' '블랙 스완(Black Swan)'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FAKE LOVE)'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에어플레인 파트 투(Airplane pt.2)' '뱁새' '세이브 미(Save ME)' '아이돌(IDOL)' 등 방송 활동을 통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노래들은 물론, 팬데믹 상황에서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노래들인 '블루 앤 그레이(Blue&Grey)' '병' '잠시' '스테이(Stay)', 콘서트 분위기를 절정으로 달굴 '쏘 왓(So What)' 등 다양한 선곡을 망라했다.

밴드 편곡, 스타디움 공연에 맞는 리믹스 등을 통해 새로운 듣는 재미를 추구하는 한편 눈을 즐겁게 하는 퍼포먼스도 놓치지 않았다. 마칭 밴드를 활용한 '온'의 군무, 댄서들의 팔에 깃털을 연상케 하는 토시를 씌워 연출한 '블랙 스완'의 감각적인 오프닝 안무, '다이너마이트'의 댄스 브레이크까지 완성도 높은 무대가 연이어 펼쳐졌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개인 솔로곡을 더해 무대를 채웠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모든 멤버가 참여하는 노래들로만 세트리스트를 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모든 순간에 무대에 나와 있어야 하는 만큼 가수들에게는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 멤버 뷔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일부 퍼포먼스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7명 모두가 모든 곡에서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무대를 가득 채웠다. 제이홉은 "공연 준비를 하면서 여러분께 7명으로 채워진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세트리스트를 그렇게 꽉 채웠다. 저희에게는 엄청난 도전이었고 힘든 부분도 많았다"라며 열정과 진심을 드러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지민 슈가 뷔 RM 진 정국

공연을 마무리하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공통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11월 27일, 28일, 12월 1일, 2일까지 총 4일 간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대면 콘서트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를 확정 지은 상태다. 팬데믹 이후 최초로 팬들을 만나는 대면 콘서트가 성사된 것.

지민은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며 한국에서의 상황 역시 곧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RM은 "팬데믹을 겪으며 내 안의 동력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는데, 오프라인으로 다시 만나서 같이 뛰다 보면 이 문제가 다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정국은 앙코르 곡이었던 '에필로그 : 영 포에버(EPILOGUE : Young Forever)' 가사를 인용하며 "'추운 텅 빈 무대에서' 객석을 봤는데 눈물이 차오르더라"라며 "기회만 되면 지구 반대편이라도 금방 날아갈 것"이라며 전 세계 팬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제이홉 역시 앙코르 곡이었던 '봄날'을 이야기하며 "가사대로 여러분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진도 미국 공연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희망을 담은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는 엔딩곡 '퍼미션 투 댄스'를 통해 잠실벌에, 나아가 전 세계에 울려 퍼졌다. "춤추는데 허락은 필요 없어"라고 외치며 마스크를 벗어던지던 뮤직비디오 속 아이들처럼, 모두가 다시 만나 얼굴을 마주하게 될 날을 기다리는 이들의 흥겨운 무대가 희망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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