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이런 드라마를 흔히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가 모두 완벽했다고들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특색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며 짜릿한 임팩트를 남긴 것. 그렇기에 저조한 시청률이 더 아쉬움으로 남는 '구경이'다.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연출 이정흠)가 12일 밤 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구경이(이영애)가 마침내 케이(김혜준)를 체포하는 데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악인 용국장(김해숙)과 아들 허현태(박지빈), 그리고 허성태(최대철) 역시 재판에 넘겨지거나 시장 후보에서 사퇴하는 등 저마다 벌을 받으며 '구경이'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구경이'에 거는 시청자들의 기대는 시작부터 클 수밖에 없었다. 이영애가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이후 약 4년 만에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 2000년대에 들어서 이영애가 출연한 드라마는 이를 비롯해 '불꽃' '대장금' 등 총 세 작품밖에 되지 않았기에 '구경이'에 시선이 쏠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여기에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과 '아무도 모른다'를 연출한 이정흠 감독의 합류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많은 관심 속에 첫 방송을 시작한 '구경이'를 향한 반응은 꽤나 좋았다. 시청자들은 이영애의 파격 변신에 놀라면서도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라인에 매료되기 시작했고, 마치 구경이와 케이가 같은 인물인 것처럼 묘사하다가 방송 말미 비트는 반전 전개는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이후에도 '구경이'는 저만의 매력으로 팬층을 확보해나갔다. 허당인 듯 보이면서도 한순간 완벽한 탐정으로 변신하는 구경이를 중심으로 사이코 패스적 성향을 지니고 있지만 어딘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케이, 그리고 유쾌한 티키타카 케미를 뽐내다가도 곧 비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나제희(곽선영)와 경수(조현철)까지. 단편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이 '구경이'를 꽉 채우며 계속해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케 했다. 이와 함께 섬세한 연출과 반전 전개가 매회를 가득 채우며 시청자들은 어느새 '구경이'가 뿜어내는 매력에 흠뻑 젖어들게 됐다.

긍정적인 반응을 입증이라도 하듯 '구경이'는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먼저 넷플릭스에서는 '지옥'과 '연모'에 이어 꾸준히 주간 순위 3위에 랭크됐고, 티빙에서는 '지리산', '해피니스'와 1위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구경이'는 화제성과 작품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지만, 시청률은 유일한 흠으로 남게 됐다. 1회와 2회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2.6%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3회엔 2.0%로 추락한 것. 다음 회차에서 겨우 2.7%로 시청률을 끌어올렸지만, 5회엔 1%대로 떨어지더니 쉽사리 하락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2.3%라는 아쉬움이 남는 시청률로 종영하게 됐다.

완성도가 높았기에 저조한 시청률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 '구경이'다. 다만 JTBC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바, 단지 '구경이'만의 문제라고 단언하기에도 어렵다. JTBC 드라마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음 바통을 넘겨받은 건 첫 방송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 등 다양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는 '설강화'다. 기대와 우려를 모두 받고 있는 '설강화'가 과연 어떤 성적을 남기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구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