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관람할 이유,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20년을 집대성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하다.

15일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배급 소니 픽쳐스)은 정체가 탄로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도움을 받던 중 뜻하지 않게 멀티버스가 열리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숙적 닥터 옥토퍼스(알프리드 몰리나)가 나타나며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마블 액션 블록버스터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톰 홀랜드가 활약한 '홈'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이다. 1편 '홈커밍'에서 히어로의 의미를 깨달았고 2편 '파 프롬 홈'에서 진정한 히어로로 각성했다면, 3편 '노 웨이 홈'은 피터 파커가 히어로의 희생에 대해 알게 되는 이야기가 담긴다.

일단 이야기 구성은 산만한 편이다. 다수의 빌런이 등장하고 이들의 전사를 모두 소개하려다 초래한 결과다. 영화에는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활약한 그린 고블린과 닥터 옥토퍼스, 앤드류 가필드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한 일렉트로와 리자드가 재출연한다. '홈' 트릴로지에는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았던 빌런이다 보니 마블 입장에선 이들을 모두 다시 소개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시간을 많이 할애한 것이 아쉽다. 빌런들의 소개를 줄이고, 메인 스토리에 집중했다면 훨씬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을 터다.


아쉬움은 이 뿐이다. 마블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팬서비스신 만으로도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킨다. 148분의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먼저 마블은 지난 20년간 사랑받아온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를 오마주한 장면들을 가득 담아놨다. 2002년 개봉한 '스파이더맨'에서 등장한 벤 파커(클리프 로버트슨)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대사부터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의 달라진 외모를 언급하는 리자드(리스 이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속 그웬(엠마 스톤)의 죽음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까지. 다양한 오마주신이 등장하며 마블 팬들의 마음을 벅차게 만든다.

영화 중반부부터는 마블이 준비한 특급 선물이 베일을 벗는다. 앞선 아쉬움들이 모두 상쇄될 정도로 임팩트가 엄청나다. 추억의 장면들이 20년의 세월이 지나 발전된 CG로 재탄생해 스크린을 압도한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팬들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마블 팬에겐 벅찬 환희를 안겨줄 장면들이 가득하다.

이처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20년간 사랑받아온 프랜차이즈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하며 성대하게 '홈' 트릴로지의 문을 닫았다. 하지만 벌써부터 아쉬워하기엔 이르다. 앞서 제작사 에이미 파스칼이 "처음엔 3부작을 생각했지만 다음 세 편을 준비 중에 있다. 톰 홀랜드와 함께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 앞으로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가 보여줄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