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전우치' '타짜' '암살' 등 늘 기발한 상상력으로 꽉 채운 최동훈 감독이 신작 '외계+인'으로 돌아왔다. 과연 이번에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제작 케이퍼필름) 제작발표회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최동훈 감독을 비롯해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류준열은 신검을 손에 넣으려는 얼치 도사 무륵 역을 연기하며 김우빈은 외계인 죄수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 역으로 분한다. 이어 김태리는 천둥 쏘는 처자 이안 역으로, 소지섭과 김의성은 각각 외계인에게 쫓기는 형사 문도석 역과 신검을 차지하려는 가면 속의 인물 자장 역으로 변신했다. 이 밖에 염정아와 조우진은 삼각산의 신선 흑설 역과 청운 역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 최동훈 감독이 13년 만에 도사 판타지로 돌아온 이유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 이후 무려 13년 만에 도사를 중심으로 한 판타지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이런 장르의 작품을 다시 선보이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사실 영화계에서 이런 영화를 제안하면 주로 반대한다. 국내에서 낯선 소재이지 않냐. 하지만 난 약간 반항심 같은 게 들더라. '정말 그럴까? 관객들은 어떤 영화든 볼 준비가 돼있는데 우리가 너무 틀을 정해놓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들여서 영화를 만들면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 13년 전 '타짜' 이후 '전우치'를 선보였을 때는 아이들 영화 만들었다고 안 좋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시선이 달라지더라. 심지어 외국인들이 '전우치'를 갖고 다가와 사인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 '외계+인'이라는 작품은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싶었던 장르였다"고 말했다.

다만 욕심과는 달리 어려움도 많았다. 일단 시공간을 왔다 갔다 하는 만큼 톤을 잡기가 힘들었다고. 최 감독은 "시공간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시나리오 쓰기가 어렵더라. 세상에 똑같은 시나리오는 없다지만 새로운 구조의 장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관객들이 스스로 예측하기도 하고 예측이 빗나가는 경험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있길 바랐다. 다들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길 원했고, 그래서 시나리오를 2년 반을 쓰고도 후반 작업할 때도 쓰고 그랬던 것 같다. 어떤 대사는 50-60번 고쳐 썼다"라고 전했다.

이어 "CG 디자인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그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 비행선, 외계 로봇, 외계인 모두가 CG의 도움 없이는 실현하기가 어려웠다. 특히나 어려운 건 디자인이었다. 너무 이상하지도 않고 너무 친숙하지도 않고 그 어딘가의 경계를 찾는 게 중요했다. 또 CG를 어떻게 하면 심플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 "액션 신, 상상하면서 하느라 힘들었죠"

다양한 액션신 역시 '외계+인'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배우들은 모두 고난도의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기도. 류준열은 "조금이나마 액션배우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6개월에서 1년 동안 기계체조를 중심으로 몸 쓰는 걸 많이 했다. 특히 와이어를 타는 데 있어 몸의 중심에 많이 신경 썼다. 이게 혼자 쓰는 작업이 아니고 많게는 열명 이상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더 신경 쓰면서 작업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우빈은 "아무래도 외계인이다 보니 없는걸 상상하면서 하는 액션이라 어려웠다"면서 "처음엔 조금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현장에서 워낙 무술팀이 많이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저만의 고충을 들려줬다.

소지섭 역시 이에 공감하며 "실제 타격이 있는 액션이라기보단 CG로 완성되는 액션이 많아 상상력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리는 "힘을 주는 것과 빼는 것 그 사이 어딘가에서 되게 많이 고통받았다. 무륵(류준열)의 경우 흐르는 듯한 느낌이라면 난 탁탁 끊기는 느낌을 내야 했는데 그게 어렵더라. 처음엔 많이 헤맸다. 디테일을 감독님께서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데 특히 손가락 모양을 중요시 여긴다. 다양한 질문들을 건네며 액션신을 만든 기억이 있다. 초반엔 고충이 있었지만 후반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류준열X김태리의 4년 만의 재회

그런가 하면 '외계+인'은 김태리와 류준열이 '리틀 포레스트' 이후 4년 만에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끈끈한 케미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태리는 "확실히 준열 오빠에게 의지한 순간이 많았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나 첫 촬영 때 가장 많이 의지 됐다"라는 그는 "첫 촬영 날 긴장을 많이 했다. 되게 두려웠고 집중도 잘 안될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는데 현장에 있는 의성 선배, 준열 오빠, 최동훈 감독님의 얼굴을 보니 그 순간 긴장감이 사르르 녹으면서 편해졌다. 의성 선배님은 촬영도 없으신데 보러 와주셔서 그 마음이 따뜻하고 좋았다. 준열 오빠와는 눈만 마주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80-90퍼센트는 맞출 수 있다. 어떤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류준열 역시 "촬영을 하며 서로 의지가 돼 기분이 좋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의 장면을 모니터링하면서 응원을 많이 했다. 운동도 같이 했었지만 현장에서 서로의 액션을 응원하다 보니 두려움이나 걱정거리가 많이사라졌다"고 전했다.

한편 '외계+인' 1부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