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비상선언' 출연=한재림 때문, 특별함이 있었다" [인터뷰]
2022. 08.22(월) 08:41
비상선언, 송강호
비상선언, 송강호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칸의 남자' 송강호가 한재림 감독과 세 번이나 함께 작업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의 시선에는 다른 작품들이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함이 있었기 때문. 이번 '비상선언' 역시 기존의 장르물에선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시선이 있었기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다.

최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제작 매그넘9)은 항공 테러로 무조건 착륙해야 하는 상황,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항공 재난 드라마. '연애의 목적' '관상' '더 킹' 등을 연출한 '흥행 불패'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송강호와 한재림 감독의 만남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우아한 세계'와 '관상'에서 함께한 바 있는 송강호는 다시 한재림 감독의 작품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한재림이라는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독특하면서도 남다르다. 이번에도 역시 기존의 재난 영화와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더라.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느껴졌다. 평범한 재난 장르였다면 크게 와닿지 않았을 텐데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는 한재림에 대해 "얻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집요하고 뚝심 있게 밀어부치는 면모를 가진 감독"이라고 소개하며 "그런 면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함께 작업하며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아한 세계' 때부터 봐왔던 한 감독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과거에 비해 내공이 깊어졌다는 점.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인생의 철학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졌더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재림 감독이 가장 발전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매번 다 발전했다 느껴졌다"는 그는 "특별히 한 장면을 꼽자면 결단을 내리는 장면이다. 그게 어떻게 보면 인호(송강호)의 마지막 감정 신이라 볼 수 있는데, 감정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감독님과 지독하게 매달렸던 기억이 있다. 좋은 지독함이었다. 배우로서 힘든 것보다도 좋은 장면을 뽑아내기 위해 끈을 놓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배우와 소통하려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훌륭한 연출을 만나면 장면이 좋아진다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고 전했다.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말고도 '비상선언'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또 다른 이유는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에 있었다. 송강호를 비롯해 이병헌과 전도연, 임시완과 김남길 등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했기 때문. 이런 캐스팅에 대해 송강호는 "라인업을 보면서도 이게 진짜 가능한가 싶었다. 주연뿐 아니라 승객으로 나온 배우분들도 모두 훌륭하고 대단한 분들이기에 마치 환상과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쁜 걸 넘어 벅찬 느낌이었다. 물론 상황이 다르다 보니 비행기 팀과 같이 연기하는 신은 별로 없었지만, 서로 연기할 때 놀러 가고 놀러 오고 하면서 계속 꾸준히 만났던 것 같다. 너무 좋았다"라고 떠올렸다.

특히 이병헌과 전도연에 대해서 그는 "함께 연기한 건 거의 15년 만인 것 같다. 20년 넘게 허물없이 지낸 동료들이기 때문에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물론 많은 호흡이 있던 건 아니었지만 같이 출연한 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벅찬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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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송강호는 재난상황이 펼쳐진 비행기에 갇힌 가족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형사 인호 역을 연기했다. 한재림 감독과 함께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아버지이자 남편 역을 연기하게 됐다.

자칫 잘못하면 과거의 작품들을 답습했다는 느낌도 줄 수 있을 터. "다만 '우아한 세계' '관상'과는 전혀 다른 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송강호는 "일단 처한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려낼 수 있는 내면의 깊이도 분명히 다르다 생각했다. 이번 '비상선언'에서는 인호가 갖고 있는 딜레마, 절박하지만 직접 구해낼 수 없는 그 처절한 절박함을 제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강호는 "이런 딜레마 탓에 연기하기가 쉽진 않았다. 처절하지만 선을 넘어선 안 됐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그런 절묘한 부분들이 어려웠던 것 같다. 합리적인 위치를 찾아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더라"라고 고충을 들려줬다.

송강호는 작품 속 '인호의 선택 신'에 대한 소감도 들려줬다. 인호는 사랑하는 아내가 탄 비행기를 무사히 공항에 착륙시키기 위해 무모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해당 신은 다소 억지스럽다는 평을 받으며 관객들 사이에서 크게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송강호는 "개인적으론 막다른 길목에 놓인 상황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가족을 위해선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라 봤다"면서 "과연 나라면 인호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봤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큰 고민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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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송강호는 '비상선언'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말에 "완벽한 영화"라 자신해 시선을 끌었다. 송강호는 "상업적인 걸 떠나서 '비상선언'은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영화다. '비상선언'이 갖고 있는 이 가치를 중심으로 관객들이 어떤 폭발적인 교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재림 감독은 어떤 장르를 그려낼 때 그저 평범한 장르물로 그려내지 않는다. '우아한 세계'도 표면적으론 조폭 영화이지만 조폭만을 다루고 있진 않듯이, '비상선언'도 재난을 다루곤 있지만 재난 속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이자 평소엔 잘 못 느끼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지점을 다뤘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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