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강윤성 감독이 ‘카지노’의 시작부터 제작 과정, 그리고 시즌 2에 대한 스포일러를 전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감독 강윤성)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5일 시즌 1이 모두 공개됐다.

이번 작품은 영화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카지노라는 욕망에 뛰어든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강윤성 감독은 왜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제작하게 됐을까. 답은 간단했다. 여러 인간 군상을 2시간의 러닝타임 안에 다 담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취재를 시작했던 강윤성 감독은 차무식과 같은 삶을 살았던 실제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구체적인 인물들의 틀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강윤성 감독은 “매일 같이 내일이 없는 것처럼 하루를 전력투구하며 살아가는 모습의 남자가 저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라고 회상하며 그런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실존 인물에 허구의 이야기를 조금 덧입히고, 마침내 최민식의 창의적인 디테일로 지금의 차무식이 완성될 수 있었단다.

차무식이 메인 캐릭터인 만큼 시즌 1에서는 그의 전기나 다름없는 생애 전반이 묘사된다. 유년시절을 거쳐 청소년, 청년, 필리핀 카지노 전설이 된 현재까지 ‘카지노’는 시즌 1의 3분의 1을 차무식의 생애를 묘사하는데 할애했다. 이 부분을 두고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강윤성 감독은 이러한 호불호 반응을 예상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뜻대로 차무식의 생애를 담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단순히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사건만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윤성 감독은 “한 인물을 따라서 이야기를 쭉 보지 않으면은 카지노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될 거란 생각이 강했다. 일정 부분 인물의 서사가 무조건 있어야 했다”면서 “차무식에 대한 인물이 설명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그 부분은 꼭 필요했다”라고 했다.

또한 “이 이야기를 단순히 도박과 인간의 욕망으로만 표현하려고 한 게 아니라 한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 차무식은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아닌 경계 선상에 서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차무식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차무식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캐릭터들을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윤성 감독은 “이 이야기는 카지노에 모여드는 불나방들의 이야기다. 이런 세상도 존재하고 있다는 걸 드라마를 통해서 시청자가 간접체험을 하게끔 하는 게 이야기의 목표였다. 그래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쁘고 선과 악의 대립 구도가 있고 이런 거에 대한 고민은 별로 안 했다”면서 “어차피 욕망을 쫓아서 모였던 사람들이 욕망의 충돌에 의해서 동지가 되거나 적이 되는 게 카지노이기 때문이다. 인간 군상에 대해서 보여주고 싶은 게 이 작품의 취지였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면서 강윤성 감독은 “시즌 2까지 다 보시게 되면 앞부분 차무식에 대한 서사에 왜 많은 시간 할애했어야 했는지 이해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강윤성 감독은 디에이징 기술을 이용했다. 차무식을 연기한 최민식의 얼굴에 디에이징 기술을 사용해 최대한 이질감 없이 젊은 차무식을 담아내려고 했다. 이에 대해 강윤성 감독은 “차무식이 영어학원 원장을 하다가 어떻게 도박 쪽 사업으로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는 차무식이라는 인물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디에이징 기술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 시기에 최민식 선배님이 연기하는 젊은 차무식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강윤성 감독은 “디에이징 기술을 적게 사용해야지 효과적이다. 많이 사용하면 어색함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가능한 저희가 많이 줄여서 그 정도만 집어넣었다”라고 덧붙였다.

‘카지노’가 공개 이후 호평을 받은 부분 중 하나는 마치 체험을 하는 듯한 생생하게 묘사된 카지노였다. 정킷방, 롤링, 에이전트, 콤푸(호텔에서 돈 대신 쓸 수 있는 쿠폰) 등 다양한 카지노 용어들을 극 전개에 맞춰 자연스럽게 묘사해 몰입감을 높였다. 눈앞에서 관찰하는 듯한 사실감은 취재를 통해 완성됐다. 강윤성 감독은 이에 대해 “실제 정킷방이 돌아가는 것과 롤링,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카지노에 빠지게 되는지는 대부분 취재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다. 단편화 됐지만 카지노라는 공간에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모이고, 그 안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걸 그리고 싶었다”라고 했다.

또한 강윤성 감독은 “‘카지노’의 전체 취지가 이런 세상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걸 믿을 수 있게끔 만들고 싶었다”면서 “카지노에 몰래카메라를 집어넣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찍어낸 것처럼 이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윤성 감독은 “많은 배우들이 대본에만 의존하지 않고 대사를 자기 언어로 바꿔 준비해서 캐릭터에 맞게 자연스럽게 연기했기 때문에 각 인물들이 실제 있을법한 것처럼 묘사가 됐다”라고 말했다.

차무식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오승훈이다. 오승훈은 코리안데스크로 필리핀에 파견된 경찰로, 두려울 것 없이 카지노에서 왕처럼 군림하고 있는 차무식을 의심하고 그를 추적하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강윤성 감독은 “오승훈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원래 취지는 워낙 강한 차무식에 대항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센 형사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손석구가 오히려 평범한 형사로 필리핀에 왔다가 일련의 상황들과 맞닥뜨리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줬다. 그래서 더 진짜 같은 경찰 캐릭터가 됐다”라고 말했다.

‘카지노’는 15일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있다. 1~3회 공개 이후 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 1회씩 공개될 예정이다. 강윤성 감독은 시즌 2에 대해 “시즌 1은 인물 설명과 공간 설명이 많았다면 시즌2부터는 본격적인 사건들의 연속이다. 훨씬 더 빠른 전개와 캐릭터들의 이합집산이 이뤄진다. 그런 지점들을 중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욕망이 모일 수밖에 없는 카지노라는 공간 속 인간군상의 모습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또한 그는 시즌 1에서 공개된 차무식이 민회장(김홍파) 살해 함의로 체포된 장면을 언급하며 “그 장면이 이 이야기의 변곡점이다. 왜 차무식이 민회장 살해자로 몰려서 체포를 당하고 기자회견까지 해야 했는지, 그 변곡점을 집중해서 봐주시면 좋다”면서 “소소한 떡밭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 변곡점에 가기 전까지 다 풀린다. 변곡점을 넘어서면서부터 또 다른 모험으로 가게 된다”라고 스포일러를 전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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