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캐스팅 논란으로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인어공주'가 국내 개봉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만 상황이 좋아보이진 않는다. 한국과 중국에서 잇따라 저조한 예매율을 기록하며 극장가엔 벌써부터 불안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영화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24일 국내 극장가에 상륙한다. '인어공주'는 동명의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바다의 왕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의 막내딸 에리얼(할리 베일리)이 바다를 벗어나 인간 세상으로 가게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16년, '인어공주'가 실사화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당시 세계 디즈니 팬들은 흥분으로 물들었다. '인어공주'는 디즈니의 황금기를 본격적으로 연 작품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이기 때문.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 '언더 더 씨(Under the Sea)'와 같은 사운드트랙이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인어공주'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뜨거웠던 반응은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되자마자 반전됐다. 가장 문제가 된 건 주인공인 에리얼. 새빨간 머리와 하얀 피부를 갖고 있던 원작 속 모습과는 달리, 곱슬머리의 흑인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으로 발탁됐기 때문. 이를 본 팬들은 원작을 훼손하는 캐스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은 가상 캐스팅 명단에 오른 배우들과 할리 베일리를 비교까지 해가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2021년 크랭크업 소식까지 전하며 개봉을 강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후 여러 스틸과 두 개의 예고편이 공개됐지만 여전히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일단 국내 예고편의 조회수는 뉴진스 다니엘의 '저곳으로' 커버 영상보다 낮은 수치를 보여주며 팬들의 관심도가 저조하다는 걸 반증했고, 영문 티저 예고편의 경우 압도적인 '싫어요' 지수를 기록 중이다. 디즈니는 '싫어요' 지수가 250만을 돌파하자 클릭 횟수를 비공개로 돌리기도 했다.

시사회 내 좋은 반응도 팬들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연기와 노래가 훌륭하다' 등의 호평이 잇따랐지만 아직까지도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이 여파 때문일까. '인어공주'의 명성이 무색하게 한국과 중국 내에서 저조한 예매율을 기록하며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봉을 이틀 남겨둔 22일 오후 기준, '인어공주'는 17.4% 점유율(4만3834명)로 실시간 예매율 2위를 기록 중이다. 1위는 '인어공주' 개봉 1주일 뒤 오픈되는 '범죄도시3'로, 3배에 달하는 44.7%(11만2466명)의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내 성적은 더 처참하다. 박스오피스 빅데이터 전문가 루이즈 페르난도에 따르면 '인어공주'는 중국 내 개봉일인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의 티켓을 미리 오픈했지만 거둔 수익은 단 1만3000달러(한화 1711만 원)에 불과하다. 현지 평균 영화 티켓 가격인 40위안(7800원)으로 단순 계산 시 기대 관객 수는 2000명 수준이다. 이어 루이즈 페르난도는 "중국에서 개봉하는 할리우드 텐트폴 영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제 결과를 마주하기까진 단 하루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과연 '인어공주'가 높은 완성도로 선입견을 깨고 팬들의 마음을 돌려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인어공주'와 디즈니가 앞으로 그려갈 미래가 궁금해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인어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