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나 혼자 산다'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를 히트시키며 MBC의 보물로 떠오른 기안84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간대가 일요일 프라임 타임으로 밀리며 쟁쟁한 경쟁 프로그램과 맞붙게 됐음에도 여전한 화제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것. 주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태계일주2'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선이 모아진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된 '태계일주'는 태어난 김에 떠나는 기안84의 남미 여행기를 담은 예능으로, 방송 당시 그 어느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던 사실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꾸며지지 않은, 기안84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날것 그대로의 여행기가 색다른 그림을 선사한 것이다.

이 탓에 방송 초반엔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곧 빠르게 팬층을 쌓아갔고 이례적으로 시즌1 종영도 전에 시즌2·3 제작을 확정 짓는 성과를 거뒀다. '태계일주'가 입봉작이었던 김지우 PD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제35회 한국PD대상 예능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약 반 년의 휴식기를 가진 뒤 돌아온 '태계일주'는 이번엔 더 강력하고 이색적인 여행기가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일단 여행지부터 범상치 않다. 최악의 배낭여행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인도로 향했기 때문. 기안84는 그간 다양한 예능에서 '자연인' 면모를 뽐냈던 바, 인도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높였다.

새 멤버 덱스의 합류 역시 시즌2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덱스는 '가짜사나이2'와 '솔로지옥2'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로, 특유의 솔직하고 당당한 언행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기안84와는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궁금케 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가 없던 건 아니었다. 일단 편성이 변경됐다는 점. 기존 시즌1에선 오후 4시 30분에 방송되며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런닝맨' 등과 경쟁했으나 시즌2를 맞아선 밤 9시 10분으로 밀리게 됐다. 해당 시간대 역시 '걸어서 환장 속으로' '미운 우리 새끼' 등 쟁쟁한 프로그램이 방송되던 시간대.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편성 변경이 다소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시간대가 밀렸음에도 여전히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일 저녁 예능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것. 지난 11일 첫 방송된 '태계일주2'는 전국 가구 기준 4.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걸어서 환장 속으로'(2.5%)를 훌쩍 넘어섰고, 분당 시청률은 6.1%까지 치솟았다. 아직 시청률 면에선 '미운 우리 새끼'(12.4%)의 아성을 넘기엔 부족하지만, 웨이브 '오늘의 톱20' 순위에서는 11위를 기록하며 '미운 우리 새끼'(9위)의 뒤를 바짝 쫓았다.

유튜브 채널 조회수가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태계일주' 비하인드 영상이 업로드되는 '태계일주 베이스캠프'는 채널 개설 한 달 만에 구독자 수 4만 명을 돌파했고, 평균 20만 회라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중. 심지어 기안84와 덱스의 첫 만남이 담긴 '덱스야, 그래서 만나냐고' 영상은 151만 조회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레거시 미디어는 물론 온라인상에서의 인기도 뜨겁다는 걸 반증한다.

이처럼 기안84는 또다시 자신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남녀노소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안방극장은 물론, OTT만을 이용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요즘 구독자들의 이목까지 집중시킨 것. 다음 주부터는 덱스가 본격적으로 합류할 예정이기에 기대를 더하고 있다. 과연 기안84가 '미운 우리 새끼'까지 꺾고 일 예능 정상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태계일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