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어트랙트와 더기버스가 피프티 피프티를 두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이어갔다.

19일 밤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과 K팝 아이돌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다뤄졌다.

피프티 피프티는 올해 4월, 데뷔한 지 6개월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입성한 것도 모자라 최고 17위를 기록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곧 영화 '바비' OST 합류 소식도 전해지며 미국 진출 등 행보가 기대되던 상황. 하지만 얼마 뒤 피프티 피프티는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때 소속사 어트랙트 측 변호인은 뜻밖의 주장을 꺼내 들었다. 사건의 배후에서 멤버들을 조종하는 이가 있다며, 음반제작 전반을 용역 받았던 외주제작사 더기버스의 대표 겸 프로듀서인 안 씨를 지목한 것. 어트랙트의 전 대표 역시 "부모와 애들이 전문가 두 명에게 완벽하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생각한다. 어떤 걸로도 설명 안 된다"라고 억울함을 표했다.

소속사 측은 안 씨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종한 어트랙트 콘텐츠팀장은 "처음 내용증명을 받았을 때 당황스러웠는데, 이상한 정황들이 발견됐다"라며 "우선 이상하게 인수인계 절차가 너무 오래 걸렸다. 또 더기버스 직원들이 사용하던 6개 계정을 다 삭제한 상태로 이관해줬다. 그때 이상하다, 이건 조사를 해봐야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삭제한 소속사 명의 메일과 사내 메신저 계정 등을 복구하자 더 충격적이 내용이 드러났다. 소속사를 바꾸기 위한 계획으로 의심되는 내용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 더군다나 향후 관리자 메일로 수신되거나 발신되는 모든 방송·광고 제안 메일이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가 삭제되게끔 설정돼있기까지 했다. 이를 들은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원상태를 훼손해서 준 것이기 때문에 범죄라 볼 수 있다. 메일로 업무를 보는 사람이었다면 업무 방해라 볼 수도 있다. 이는 절대 실수가 아니고, 상당히 악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문제점은 또 있었다. 안 대표가 한 마디 상의나 보고도 없이 '큐피드(CUPID)' 저작권을 본인 명의로 등록했기 때문. 스웨덴 작곡가로부터 구매한 데모 버전과 달라진 가사가 3개 밖에 없는데 자신의 이름을 작사·작곡가로 등록한 것이다. 전 팀장은 "(안 대표는) 저희가 '큐피드' 프로모션에 많은 자금을 집행할 걸 사전에 알고 있었다. SNS 등에서 조회수가 많이 발생하게 되면 저작권자가 가장 수익을 많이 가져간다"라며 안 대표가 이미 '큐피드'로 엄청난 수익금을 얻었을 거라 주장했다.


하나 더기버스 측의 입장은 달랐다. 더기버스 총괄이사 백 씨는 먼저 가스라이팅 의혹에 대해 "저희만 멤버들과 소통을 했던 게 아니라 어트랙트 소속의 매니저들도 있었다. 오히려 그분들이 24시간 함께 같이 동행하면서 소통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작권 문제에 대해선 "실제 국외 저작자들은 더기버스 측에 모두 다 위임을 했기 때문에 사실 모든 절차에 관해선 적법하게 다 대행을 받았다"라며 저작권 양도 계약서를 증거로 내밀었다. 이에 따르면 원저작자는 '큐피드에 대한 저작권과 함께 이후 모든 법적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상태였다.

더불어 백 이사는 '큐피드'의 흥행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건 저작권자 더기버스와 안 대표가 아닌, 소속사인 어트랙트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 100억 정도의 매출이 났다고 하면 제작사가 약 50%, 저작권자는 10% 정도를 수령한다"라고 설명하면서도, 업무 메일 계정을 삭제하고 상의 없이 저작권을 취득하는 등의 행동에 대해선 "답변드리기 어렵다"라고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