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뭔가 다 뜨뜻미지근하다. 따뜻한 만둣국을 주문했는데, 식은 음식이 온 기분이다. 메시지도, 감동도 다 알겠는데 적절한 온도가 아니라 아쉬운 ‘대가족’이다.

11일 개봉되는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코미디다.

영화는 오로지 대를 잇는 것만이 조상들에게 면을 세우는 것이라 여기는 무옥과 과거 무옥에 대한 상처로 출가한 문석의 갈등 속에 갑자기 손주들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대가족’은 이 과정을 통해서 전통적인 가족관과 현재 사회에 이르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 가족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에 영화는 초반부부터 코미디 요소를 팍팍 뿌려 관객이 영화의 메시지에 조금이라도 가닿을 수 있게 진입장벽을 낮춘다.

여기에 괴팍하지만 내 핏줄에게는 상냥한 함무옥 역의 김윤석과 삭발 투혼까지 감행하며 모든 걸 쏟아부은 이승기의 연기가 무게 중심을 잡고 김성령 박수영 강한나 등이 감칠맛을 더한다. 여기에 ‘토끼 같은 손주들’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 아역 배우 김시우 윤채나의 활약도 빛난다.

다만 영화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나가는 그 과정이 너무 갑작스럽다는 것이 문제다. 극 후반부에 작은 반전이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조금씩 흔들린다. 이야기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차근차근 쌓아가다가 후반부부터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메시지에 다다르기 위해 급하게 서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다.

너무나 교훈적인 태도의 연출도 영화 엔딩의 감동을 다소 반감시킨다. 마치 공익광고를 보는 듯 너무나 직접적이고 교훈적인 메시지가 감동의 온도를 순식간에 떨어뜨린다.

물론 영화의 메시지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자극적인 소재에만 몰두하고 있는 최근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가족 코미디 장르를 고수했다는 점에서는 마땅히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끓어오르는 감동에 찬물을 끼얹는 급박한 후반부 전개와 올드한 연출 방식이 아쉬운 ‘대가족’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대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