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계를 뛰어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한 번도 해내기 어려운 그 일을 매번 해내는 이가 있다. 한계를 넘으면서 동시에 어떤 식으로든 성장하며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증명한다. 그룹 엔시티(NCT) 마크를 오랫동안 지켜본 것들을 토대로 내린 정의다.

마크가 2005년 4월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선다. 이에 앞서 디지털 싱글 곡 ‘200’과 ‘프락치 (Fraktsiya) (Feat. 이영지)’를 공개하며 첫 솔로 활동의 긴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2016년 엔시티 유(NCT U)의 ‘일곱 번째 감각(The 7th Sense)’으로 데뷔한 마크는 이후 엔시티의 유닛 그룹인 엔시티 127(NCT 127), 엔시티 드림(NCT DREAM)과 유닛 그룹 엔시티 유로 활동하며 대중과 만났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정예 멤버들을 모아 만든 그룹인 슈퍼엠(SuperM)으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콘셉트와 음악 장르들을 소화하며 ‘올라운더’로서 스스로 성장해 왔다.

여기에 마크는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솔로곡을 발매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성장도 함께 일궈왔다. 이에 마크가 데뷔 후 지난 9년 동안 바쁘게 활동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발매한 솔로곡들에 남긴 단서들을 취합해 봤다.

단서 1: 아이돌에서 아티스트가 된 ‘차일드’

지난 2022년 2월 4일 발매된 ‘차일드(Child)’는 마크가 데뷔 후 정식으로 발표하는 첫 솔로곡이다. 유니크한 베이스 신스와 일렉 기타 사운드가 센치한 감성을 자아내는 힙합 장르의 곡으로, 마크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마크가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을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 떠나는, 우리 모두가 한 번씩 겪었던 사춘기의 여정을 담았다. 사회가 강요하는 ‘나’와 진짜 ‘나’ 사이에서 갈등하는 화자에 빗대 언제 어디서나 완벽하기를 요구받는 아이돌로서 마크가 스스로 부딪혀온 지난 길과 앞으로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엔시티이자 엔시티 127의 막내 라인이면서 동시에 엔시티 드림의 맏형이면서 리더인 마크가 혼란과 책임감들 부수고 좀 더 자유로운 아티스트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우리는 ‘차일드’로 알 수 있다. 이는 “너가 뭔데 내 마음을 매달고 흔들어 날 어지럽게 / 내가 문제아라면 왜 항상 질문을 던지는 건데 / Oh I Oh I Oh I 서두르다가 / Oh I Oh I Oh I 서툴러지네”로 시작해 “부숴도 부술래 내 책임감 / 자유로울 때까지 뒤를 안 돌아봐”로 이어지는 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더불어 곡이 진행될수록 거칠어지는 일렉 기타 사운드 위로 흐르는 마크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래핑이 성장통이라는 가사의 의미와 만나 곡의 분위기를 더욱 깊어지게 만듦과 동시에 리스너들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즉 ‘차일드’는 마크가 아이돌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음악으로 스스로 풀어내는 아티스트로서 한 단계 진일보 했음을 알리는 곡이기도 하다.

단서 2. 마크의 ‘골든 아워’는 현재 진행형

성장통을 겪으며 스스로 아티스트로 올라선 마크는 곧 ‘골든 아워’를 맞았다. 지난해 4월 7일 NCT LAB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된 솔로곡 ‘골든 아워(Golden Hour)’로 ‘차일드’와는 다른 결인 ‘아티스트 마크’의 매력을 펼쳐낸 것이다.

‘골든 아워’는 임팩트 있게 울려 퍼지는 기타와 드럼 사운드, 마크의 화려한 래핑이 어우러진 힙합 장르의 곡이다. 무엇보다 과거 예능프로그램에서 만든 달걀 프라이로 고든 램지 셰프에게 악평을 받았던 에피소드를 가사로 풀어내 눈길을 끈다.

더불어 가사에는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사회 속에서 잘하든 못하든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이라는 걸 인정한 마크의 성장이 담겨 있어 인상적이다. 특히 “게임 속 말들 다 내겐 뷔페(Tongue in the game, 다 내겐 buffet)” “달걀 프라이를 만드는 법을 모르지만 난 별로 신경 쓰지 않아(I don’t know how to make eggs, But that I do no stress)” 등 나 자신 외의 것들은 괘념치 않아 하는 마크의 내면적 성장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차일드’의 성장통을 지나 자유로운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이뤄낸 마크는 ‘골든 아워’로 좀 더 가감하게 가사를 풀어내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드러냈다.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힙합 스웨그를 뽐내며 아이돌과 래퍼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아티스트의 성장을 또 한 번 이뤄낸 것이다.

단서 3. 마크와 민형 사이, ‘200’

‘차일드’와 ‘골든 아워’를 지난 마크는 오랜 시간 자신에게 숙제와도 같았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꺼냈다. 본명이자 활동명인 마크와 한국어 이름인 민형으로 나누어 ‘본캐’와 ‘부캐’로 나뉘어지는 정체성 고민을 ‘200’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난 5월 16일 발매된 마크의 디지털 싱글 타이틀곡 ‘200’은 아티스트 Olmos의 ‘North Star’를 샘플링한 록 사운드 기반의 드럼&베이스 장르의 곡이다. 2000년대 초반 스타일의 전자 기타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의 조화가 매력적이며, 트렌디한 느낌을 자아내는 빠른 BPM의 드럼과 신스 베이스 사운드, 그 위로 더해지는 속도감 있는 랩이 듣는 재미를 더한다.

가사에는 예상치 못한 사랑이 결국 운명적 만남이 되는 이야기를 순수하게 표현했으며, 서로가 서로를 더 빛나게 해주는 존재이자 두 사람이 만나면 더 완벽해지는 관계에 대한 사랑의 의미를 담았다. 또한 자신의 데뷔일인 2016년 4월 9일에서 착안해 상대를 106에, 자신을 94에 빗대어 표현하며 그 자체로 완벽한 수보다는 맞물리며 서로를 200으로 채우는 숫자를 통해 퍼즐처럼 만나면 더 완벽해지는 관계를 노래했다.

또한 마크는 ’200’의 어쿠스틱 편곡 버전을 ’200(Minhung’s Ver.)’이라는 제목으로 공개, 마크와 민형이라는 자신의 두 가지 정체성을 서로 다른 결의 편곡으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마치 ‘민형’이 팬들이라는 존재를 만나 ‘가수 마크’가 된 것처럼, 마크는 ‘200’을 통해 ‘민형’과 ‘마크’라는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팬들이라는 존재를 만나 완성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You are my rockstar”로 시작되는 후렴구 가사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Rockstar는 선망의 대상인 락스타를 뜻하면서 돌(Rock)과 별(Star)로 구분 지어 해석할 수 있다. 즉 해당 가사는 돌처럼 자신의 세상에 떨어진 상대지만, 어둠을 밝히는 별처럼 자신의 세상에 떨어진 상대는 별이 되고 그 별로 인해 자신도 빛나게 된다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또 비유적으로 표현한 가사다.

이렇듯 마크는 팬들의 존재로 다시 한번 성장을 이뤄내며,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스펙트럼을 차곡차곡 넓혀갔다.

단서 4. 난 무엇이든 될 수 있어 ‘프락치’

앞서 마크는 ‘차일드’를 시작으로 ‘골든 아워’와 ‘200’을 거쳐오며 아티스트로서의 성장 서사를 쌓아왔다. 그 성장의 경험들은 K팝과 힙합 신을 바쁘게 오가며 어느 장르이든 한계 없는 마크의 자양분이 됐다. 그 자양분을 먹고 자란 마크의 자신감은 지난 16일 발매된 디지털 싱글 ‘프락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락치’는 묵직한 808 베이스와 강렬하게 반복되는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인상적인 힙합 곡으로, 힙합의 서브 장르인 UK 드릴 요소를 결합하여 그동안 마크가 보여주지 않았던 유니크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곡이다.

래퍼 이영지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프락치’는 곡은 K팝과 힙합 신(Scene)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두 아티스트의 모습을 ‘프락치’에 빗대어 표현, 서로의 영역을 오가는 마크와 이영지의 자신감을 담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마크는 이번 ‘프락치’에서는 늘 비유와 은유를 사용한 가사로 깊이 사유하게 만드는 가사를 써왔던 것과 달리 다소 직관적인 가사를 선보였다. 엔시티로 데뷔 지난 9년 동안 쉴 틈 없이 활동하며 쌓아온 자신감을 직관적인 가사로 솔직하게 풀어낸 것이다.

특히 “세 팀을 동시에 굴러가게 하는 사람 누구야 / 그래도 최고의 솔로 앨범을 가지고 왔지 / 휴식 없이 이 모든 걸 소화하고 / 케이팝은 다 날 바라봐 / 신은 나의 힘이야 / 내가 엔시티인데 뭐가 더 필요해(Name somebody who can juggle three teams / Still come up with the best solo album / At the same time with no rest time with no (Rest time) / Back in my rover / K-Pop은 다 Look at me now / God is my power / I'm NCT Cheeze)”라는 가사가 매우 인상적이다. 그동안 엔시티의 모든 유닛으로 활동하며 ‘올라운더’의 역량을 스스로 증명해 온 마크의 자신감을 단번에, 그리고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가사이기 때문이다.

마크는 ‘프락치’를 통해 K팝과 힙합 신을 바쁘게 오가는 자신의 활동을 프락치로 비유했다. 나아가 프락치로 비유한 ‘아티스트 마크’의 정의는 ‘네오(NEO)’라는 콘셉트 아래 매번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해왔던 엔시티로 활동하며 음악적 한계를 넘어왔던 경험으로 이제는 어떤 장르든 자신의 것처럼 소화하며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 평가: 예열 끝낸 마크, 첫 솔로 정규 앨범에 각별히 기대 바람

이처럼 마크는 ‘차일드’ ‘골든 아워’ ‘200’ ‘프락치’ 등을 통해 내년 4월에 발매될 첫 솔로 정규앨범의 대한 단서들을 우리에게 알려줬다. 솔로곡뿐만 아니라 그동안 엔시티 127, 엔시티 드림, 엔시티 유, 슈퍼엠까지 여러 팀을 분주히 오가며 보여줬던 음악 스펙트럼도 마크의 첫 솔로 정규 앨범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바쁜 활동 중에도 꾸준히 솔로곡을 발매하며 음악적 역량을 채워왔던 마크다. 힙합을 베이스로 다양한 변주를 일삼으며 각기 다른 색깔의 솔로곡들을 선보이며 스스로 한계를 한 발짝씩 뛰어넘으며 ‘아티스트’로서의 성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장르의 구분과 한계 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크가 첫 솔로 정규 앨범에서는 또 어떤 음악과 무대들로 팬들과 대중들을 매료시킬지 기대하며 ‘마크’ 관찰 보고서를 마무리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