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韓헌정곡'Viva la vida', 콜드플레이 평행이론=음악의 힘 [TD현장]
2025. 04.17(목)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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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고양종합운동장=김지현 기자] "창문이 부숴지고 북소리가 들리고 혁명가들은 기다리네. 내가 진군을 명령하면 적들은 두려움에 떨었건만 이제 백성들의 노래가 들리네."

오오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오

5만 명의 떼창은 승리의 함성 같았다. 탄핵 정국에만 내한한다는 '콜드플레이 평행이론'이 마냥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 않았던 까닭은 관객 모두가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라고 외치며 앞으로 진격하는 들라크루아 작가의 ’민중을 이끄는 여신‘같았기 때문이다. ’민중을 이끄는 여신‘은 ’비바 라 비다‘가 실린 정규 4집의 앨범 재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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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16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 투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MUSIC OF THE SPHERES DELIVERED BY DHL)의 첫 포문을 열었다. 이번 내한 공연은 16일에 이어 18일~19일, 22일, 24~25일까지 총 6회차로 공연된다. 일찌감치 전석이 매진돼 총 30만 2792명의 관객(공연입장권전산망 기준)이 관람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5만 여명(스탠딩 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프론트맨 크리스 마틴은 연신 “한국 관객이 최고”라고 외쳤다. 목이 쇠도록 떼창을 부를 수 밖에. 듣기 좋은 빈 말이 아니다. 수년 전 일본을 찾은 크리스 마틴은 ‘가장 인상적인 아시아 관객은 누구냐‘라는 질문에 “한국 관객이 가장 환상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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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도 명불허전이다. 콜드플레이의 세계관이 된 유니버스가 5만 개의 자일로 밴드(팔찌에 착용하는 콜드플레이 LED 밴드)와 어울려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행성, 달, 별, 집 네 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총 25곡의 세트리스트로 채워졌다.

백미는 콜드플레이와 하나가 된 관객들이었다. 크리스 마틴은 5만 명의 관객을 사실상 홀로 지휘했다. 피아노와 기타를 번갈아 연주하고 무대 정중앙과 코너를 뛰어 다니며 노래했다. 1집 ‘옐로우’부터 이들을 세계적인 밴드로 만들어 준 4집 ‘비바 라 비다’와 ‘픽스 유’, ‘파라다이스’, 신곡 ‘올 바이 러브’까지 수많은 히트곡과 넘버들이 울려 퍼졌다. 한국 관객들은 8년 전 보다 뜨거운 환호와 떼창으로 화답했고, 크리스 마틴은 “감사합니다. 한국어가 서툴러도 이해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라며 한국어로 인사하는 정성을 보여줬다.

전세계를 투어하는 슈퍼 밴드답게 콜드플레이는 관객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갔다. 퍼포먼스와 소통이 균형을 이뤘다. 크리스 마틴은 'BiUTIFUL'을 부르며 카메라가 즉흥적으로 지목하는 관객의 모습에 맞춰 노래를 개사해 불렀다. 그는 카메라에 포착된 한 한국 여성을 향해 “아름답다”고 노래했다. 오직 이날, 그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즉흥곡이다. 러시아에서 왔다는 한 팬은 콜드플레이가 자신을 위해 노래하고 연주를 하는 것이 감격스러운 듯 눈물을 흘렸고, 크리스 마틴은 "푸틴이 허락하면 러시아로 가겠다"라고 재치있게 응수했다.

이어 크리스 마틴은 한 한국인 관객을 무대에 올려 함께 듀엣곡을 불렀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이들은 목소리를 맞춰 하모니를 이뤘다. 크리스 마틴도 관객도 놀란 순간이다. 현존하는 밴드 중 가장 많은 라이브 공연을 소화한 프론트맨의 노련함이 느껴진 장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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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세월호 참사, 탄핵, 올림픽 순위 8위. 이른바 ‘콜드플레이 평행이론’을 완성한 것들이다. 공연은 음악의 힘을 현장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번 공연이 그랬다. 내한 전 온라인에서 밈으로 퍼진 콜드플레이의 평행이론은 흥미롭게도 그들의 곡에 대한 감흥을 더욱 고취시켰다.

우연이지만, 콜드플레이는 한국 태통령이 부재할 때마다 한국을 찾았다. 국민이 촛불을 들고, 무장 군인과 탱크 앞에 맨몸으로 맞선 때다. 이들이 처음 한국을 찾은 2017년 한강 작가는 맨부커상을 수상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됐다. 두 번째 내한을 앞둔 2024년 한강 작가는 노벨작가상을 수상했고. 멤버들이 한국 땅을 밟는 올해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됐다.

콜드플레이 평행이론 안에는 또 다른 우연이 있다. 세월호 참사다.

두 번째 내한 공연 첫날인 16일은 세월호 참사 11주기다. 공교롭게도 콜드플레이가 첫 내한한 2017년 4월은 세월호 참사 3주기였다. 당시 콜드플레이는 열기에 취한 수 만 명의 한국 관객을 잠시 진정시키며 “이 곡은 세월호 3주기를 위한 곡이다. 사랑하는 그들을 기억하며 10초간 묵념해 달라”고 말한 후 '옐로우(YELLOW)'를 불렀다. LED 전광판에는 노란 리본이 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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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물살을 헤엄쳐 왔어요. 저 별들을 봐요. 당신을 위해서 빛나고 있잖아요. 모두 노랗게 빛나죠.”

크리스 마틴은 이날 공연에서도 ‘옐로우’를 불렀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11주기인 이날 5만 명의 손목에서 노란빛을 내며 빛난 자일로 밴드는 애처롭도록 아름다웠다. ‘노랗게 빛난다’는 가사가 와닿는다. 음악이 어떤 힘을 지녔는지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공연 틈 사이 한국 관객들은 '비바라비다' 후렴구를 외쳤다. 오오오 오오오~오 우연한 함성은 떼창이 됐다. 역시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왕국의 왕은 혁명 후 변화된 거리를 바라보며 옛 권력을 그리워하고, 쓸쓸히 떠난다. 왕좌에서 내려온 왕은 침울한데, 멜로디는 마냥 경쾌하다. 2025년 한국의 여러 풍경이 주마등처럼 머리와 가슴을 스쳤다.

4월, 봄을 맞은 한국은 콜드플레이와 함께 노래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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