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아빠는 우주로 나가서도 딸 걱정을 하고, 5명의 남자는 전쟁 통에 살기 위해 바쁘고, 명사수는 혁명을 외친다.

올해 겨울 극장가는 유독 묵직하다. 들뜨는 분위기도 없고 '하하 호호' 웃음도 없다. ‘인터스텔라’는 너무 심오하고 ‘퓨리’는 너무 처절하고 ‘헝거게임: 모킹제이’는 너무 전략적이다. 올해 소위 ‘잘된’ 영화들은 하나 같이 너무 묵직해서 관객의 숨통을 조였다. ‘명량’도 그러 했고 ‘인터스텔라’도 그러하다.

반면 올해 극장가에 문을 두드린 코미디 영화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코미디로 분류된 영화는 ‘피 끓는 청춘’ ‘슬로우 비디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우리는 형제입니다’ ‘패션왕’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도 흥행 성적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제외하면 아쉬움을 남긴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후 극장가 분위기는 웃음기가 없었다. 극장가 비수기라는 탓도 있지만 ‘나를 찾아줘’ ‘인터스텔라’ ‘카트’ 등 다소 진지한 분위기의 영화 열풍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빅매치’ ‘덤 앤 더머 투’ ‘덕수리 5형제’가 코미디라는 장르로 출사표를 과감히 던졌다. 다행스러운 건 현 시점에서 코미디가 ‘먹힌다’는 점이다.

일단 적절한 시기이기도 하다. ‘인터스텔라’는 비수기 극장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극장으로 사람들을 끌어 당겼다. 그리고 이제 개봉 3주차로 넘어가면서 초반의 열기가 서서히 식고 있는 중이다.

또한 한동안 이어진 묵직한 영화들로 인해 관객들이 피로감이 강해진 시점이다. 그렇기에 피로감 없이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야말로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일 것이다. 여기에 12월이라는 특수성이 더해지면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 더욱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이미 이런 조짐이 박스오피스에도 드러나는 듯 하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7일 ‘빅매치’는 7만5113명의 관객을 동원해 일일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빅매치’는 외화 3강 구조를 깨고 2위를 꿰찼다. 같은 날 개봉한 ‘덤 앤 더머 투’ 역시 2만43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후 극장가를 주름 잡았던 진지한 영화들의 열풍이 ‘빅매치’ ‘덤 앤 더머 투’ ‘덕수리 5형제’를 통해 수그러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빅매치' '덤 앤 더머 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