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 없고 '응답'만 있는 '베토벤', 녹화 중계보다 못한 촌극 [TD현장]
2023. 01.19(목) 18:00
뮤지컬 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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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뮤지컬 '베토벤'의 프레스콜에는 '질의' 없는 '응답'만 있었다. 화제의 신작 답게 현장을 찾은 취재진도 많아 취재 열기가 뜨거웠으나, 정작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19일 오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연출 길 매머트, 이하 '베토벤') 프레스콜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이해준, 김진욱이 참석해 장면 시연 및 질의 응답에 참여했다. 음악감독 김문정, 대본 수퍼바이저 이단비, 안무감독 문성우도 질의 응답에 함께 자리해 이야기를 나눴다.

'베토벤'은 음악으로 세상을 구원했지만, 평범한 행복도 허락되지 않았던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의 삶과 사랑을 거장의 선율 속에 담아낸 작품이다. 유럽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등을 만든 극작가 미하엘 쿤체,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와 손 잡고 만든 창작극이다.

이날 프레스콜은 1시간 10분 가량의 장면 시연 이후 배우들의 사진 촬영, 사전에 예정돼 있던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순서로 이어졌다. 60분 가량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고, 사회자가 큐시트 상의 준비된 질문을 던지면 배우들이 이에 답하는 형태로 한 시간이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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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프레스콜에 앞서 제작사는 기자들의 질문을 미리 받아 예상 질문, 사전 질문 등을 꾸린다. 이후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여기에 사회자가 예상 질문을 더해 흐름을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더군다나 '베토벤'은 7년 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지난 12일 최초 공개된,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한 이들이 훨씬 많은 창작 초연이다. 자연히 현장에서 배우들의 시연을 본 뒤 그에 맞는 질문을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일텐데, 이날 질의 응답에서는 실제 취재진이 한 질문인지, 아니면 홍보의 의도를 가지고 작성됐는지 모를 대본에 의한 홍보성 질의와 응답만 오고 갔다.

무엇보다도 현장 질문을 받지 않다 보니 작품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질문이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쉬움을 자아냈다. 제작에 나선 극작가, 작곡가, 연출가 모두가 해외 창작진이기에 귀국한 상황. 때문에 연출적인 질문은 자리를 채운 김문정 음악감독과 이단비 대본 수퍼바이저에게 돌아가야 했고 이들의 답변을 통해 원작자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베토벤'이 첫 공연을 치른 이후 지난 일주일 동안 극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히 나뉜 후기들이 이어졌다. 관객들의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제작진의 밀도 있는 대화와 답변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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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부 배우들의 주제를 벗어난 답변도 의문을 자아냈다. 안토니 역의 옥주현은 '안토니와 베토벤의 사랑을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려 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제작진들의 빈 자리를 대신하듯 베토벤에 대해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놨다. 정작 주인공이자 인간 베토벤을 연구하고 연기했을 박은태, 카이를 대신해 옥주현의 끝없는 설명이 이어졌고, 이후 진행자는 다른 배우들에게 예정된 질문을 마친 후 시간이 부족함을 이유로 들며 행사를 황급히 마무리했다.

정작 장광설을 늘어 놓던 옥주현은 "현장 질문을 몇 개라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뒤늦게 물었으나 이미 저녁 공연을 앞두고 시간이 지체된 상황이었다. 제작사 측은 "예정된 질문이 끝나면 즉석에서 질문을 몇 개라도 받을 예정이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라며 양해를 구했으나, 주객이 전도되다 못해 홍보에만 열을 올린 프레스콜은 촌극으로 남았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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