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공기살인'이 개봉 첫 주말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잠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관심과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공기살인'(감독 조용선·제작 마스터원엔터테인먼트)은 개봉 당일인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6만484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첫 주 주말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7만184명이다.

관객들의 평점도 높다. "모두가 봤으면 하는 영화"라는 관객들의 자발적인 호평 속에 네이버 평점 8.0점, 다음 평점 8.9점, 골든에그지수 93%를 기록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공기살인'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지지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공기살인'은 공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2011년 벌어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다. 신고된 사망자만 1천여 명, 부상자 5천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나온 화학 참사다.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 조사 기준 추산 피해자는 무려 95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만 해도 전 국민이 가습기 살균제로 떠들썩했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며 점차 대중의 머릿속에서 지워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야 할 기업들조차도 최근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안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런 상황 속, '공기살인'은 잠시 잊힌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재조명했다. '범인은 증발했지만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는 포스터 문구와 함께 여전히 피해자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소리 내 외치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이 시간에도 피해자 단체는 '범국민 불매운동 선포식'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며 사과와 보상을 받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전히 극장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이 와중에도 '공기살인'은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며 피해자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진실을 알리려는 진심이 조금은 통한 것일 터. 피해자들과 기업 측이 피해 보상안을 두고 서로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기살인'이 전파 중인 선한 영향력이 합의점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영화 '공기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