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사생활 논란을 빚었던 배우 서예지가 '이브'로 복귀했다. 복수심을 품고 불륜을 저지르는 여인으로 변신해 파격적인 러브신을 선보이며 귀환을 알렸지만, 노골적으로 그려진 선정적 연출은 의문을 남겼다.

1일 밤 tvN 수목드라마 '이브'(극본 윤영미·연출 박봉섭)이 첫 방송했다.

'이브'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 멜로 복수극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LY 그룹 최고 경영자 강윤겸(박병은)과 이라엘(서예지)의 불륜 관계, 이라엘이 13년 간의 복수 준비를 마치고 과거 강윤겸에게 접근한 이유가 그려졌다.

방송은 강윤겸의 내연녀 존재가 지라시를 통해 만천하에 알려지고, 그 내연녀가 이라엘임이 알려지는 현재 시점에서 시작했다. 강윤겸의 아내 한소라(유선), 장인 한판로(전국환)는 지라시에 분노했지만, 강윤겸은 가장 먼저 이라엘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

이어 3개월 전 두 사람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이라엘과 강윤겸은 자녀들이 다니는 리얀 유치원의 사교 모임에서 만나게 됐다. 이라엘은 격정적인 탱고를 추며 무대에 등장했고, 강윤겸은 그에게 단숨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라엘은 의도적으로 강윤겸의 앞에 팔찌를 떨어뜨렸고, 강윤겸은 이라엘을 따라 갔다가 그가 남편 장진욱(이하율)과 출연자 대기실에서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라엘은 강윤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관계를 이어가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라엘이 강윤겸에게 접근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라엘의 학창 시절, 한판로가 이라엘의 아버지에게 산업 스파이 누명을 씌우고 그를 죽게 내몬 것. 이라엘은 당시 인권 변호사이자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서은평(이상엽) 도움으로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떠났고, 복수를 위해 새로운 신분으로 강윤겸 앞에 나타났다.

tvN 이브, 서예지 박병은

'이브'는 방영 전부터 서예지의 복귀작으로 유명세를 탔다. 서예지는 지난해 배우 김정현과의 열애설, 가스라이팅설, 학교 폭력 논란 등 구설수에 휘말렸다. 당시 김정현과의 과거 열애 사실을 인정한 서예지는 이외의 모든 논란을 부인했고, 별도의 사과나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서에지가 출연 중이던 광고들이 사라졌고 물망에 올랐던 작품 또한 사라졌었다.

'이브'는 그런 서예지가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올 수 있게 물꼬를 텄다. 서예지는 과거의 아픔을 가지고 복수심에 불타는 여자 이라엘을 연기하며 변신에 나섰다. 반짝이는 눈화장으로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고, 섹시하게 탱고를 추며 강윤겸에게 접근하는 이라엘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강윤겸의 앞에서 일부러 보여주듯 펼친 수위 높은 정사신도 소화하며 강렬한 귀환을 알렸다.

하지만 '이브'라는 드라마 자체의 매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첫 방송이었다. 재벌가의 유치원 사교 모임, 불륜, 과거의 복수 등 기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소재들을 뭉뚱그려 놓은 듯한 기시감 느껴지는 전개는 흥미를 끌기에 부족했다. 이라엘의 과거 서사가 첫 방송에서 모두 풀리며 빠른 전개를 펼치기는 했지만, 전사를 설명하기 위해 지나치게 잔혹하게 그려진 감금과 폭행, 고문, 그리고 복수를 위해 이라엘이 벌이는 노골적인 '19금' 정사신은 앞뒤 흐름과 자연스레 이어지지 못한 채 이질적으로 등장해 화제성만을 좇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의 선정성에 기댄 서예지의 복귀가 아쉬움을 남겼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