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셀프 계약 종료’ 선언으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그룹 뉴진스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의 계약 종료를 선언하기 직전까지 어도어와 잡은 스케줄을 대부분 소화하며, 향후 활동을 희망한다면 독자적으로 팀을 꾸려 해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물론 어도어는 소속 그룹인 뉴진스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단 입장이지만, 뉴진스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뉴진스의 이러한 상황에 우려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독자적 스케줄 소화가 이뤄진다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질서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다. 관련 협회들은 앞서 ‘생떼’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들의 폭탄 선언에 불편을 드러낸 바 있다.

쌓여갈 위약금 규모 역시 우려 내용 중 하나다. 아직 법적으로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위반 사례가 계속 쌓일 경우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에 내놓아야 할 위약금이 천문학적 금액이 될 수 있단 추측이 제기됐다.

활동 잠정 중단이 위약금을 피하는 수가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리스크가 클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잠정’이라는 것은 임시적 상황을 뜻하는 말로 활동 재개를 기약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법적 결론이 빨리 나거나 혹은 어도어와의 극적 합의를 보는 것이 활동 중단을 끝낼 방법들로 꼽히는데 후자에는 뉴진스 멤버들이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전자가 유력하다. 하지만 양측이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울 경우 이 결론이 언제 날 것인지는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뉴진스 멤버들 역시 활동 중단을 선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멤버들은 이미 지난달 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어도어와 협의없이 출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6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뉴진스가 지난해 11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으로 어도어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 전 잡혀있던 무대 관련 스케줄들은 소화가 완료됐다. 브랜드 광고 촬영 등의 스케줄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난 5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진행된 한 시상식이 이들이 어도어와 잡은 사실상 마지막 무대 스케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멤버들은 기자회견 당시 “계약 해지로 다른 분들게 피해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러고 싶지 않다”라며 “기계약된 스케줄과 광고는 (어도어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고 어도어는 이 스케줄들에 매니지먼트 지원을 해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앞서 ‘김현정의 뉴스쇼’ 녹화를 어도어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의 지원 없이 소화했는데, 지금부터 잡힐 스케줄들은 계속 같은 상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물론 독자적으로 스케줄 잡는 일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 어도어 직원 일부가 이들이 일정을 소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스케줄이 있을 때 이야기다.

‘뉴스쇼’의 경우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도 출연한 적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그 외 광고 업계와 방송사 등은 뉴진스와의 협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초상권 등 사용에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음이 어도어의 공식입장을 통해 알려졌고,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과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 등이 뉴진스의 행동에 부정적 입장을 내며 업계 대부분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위약금 규모도 예단하기 힘들 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요한 의견이다. 관계자들은 어도어와 별개로 진행하는 활동이 경우에 따라 전속계약 위반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 이러한 행동들이 쌓이면 위약금 규모도 불어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법조계는 뉴진스의 공개된 매출을 토대로 위약금을 추정, 수천억대를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뉴진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어도어, 하이브와의 계약 관계가 종료된다고 일방 통보했다. 어도어는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계약대로인 오는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고 주장하며, 전속계약유효확인 소를 제기한 상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