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부터 5년 만에 부활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까지 쿡방 열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요식업이 주를 이루는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쿡방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인기를 끈 '흑백요리사'는 시즌2를 확정했고, 시즌1 경영에 참여한 출연자들의 식당은 말그대로 '돈쭐'이 났다.

쿡방 신드롬에 힘 입어 ENA는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신규 편성했고 쿡방을 통해 스타가 된 이연복, 정호영, 파브리 셰프는 MBC '푹 쉬면 다행이야'에 합류해 요리 경연을 펼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냉부해', '흑백요리사' 출신이다.쿡방 출연자 대부분 사실상 '그 얼굴에 그 얼굴'인 셈이다. 이 밖에도 JTBC '요리조리 자전거'(가제), tvN '장사천재 백사장 3' 등 틀면 나오는게 쿡방 예능이다.

'흑백요리사' 출연자 정지선 셰프는 지난해 12월 MBC '라디오스타'에서 "출연 후 매장 매출이 3배가 늘었다는 후문이다. 10에 랭크되지 않은 출연자들의 식당도 예약이 가득찼다는 후문이다. 유튜브 내 쿡방 채널도 오랜 시간 사랑 받고있다. 다양한 음식을 대량으로 먹는' 먹방' 크리에이터들의 주요 수익원은 조회수지만 요식업 브랜드 협찬으로 인한 PPL 수익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백종원은 대표적인 쿡방 스타다. 그는 대중 친화적인 간단한 레시피를 소개하며 시청자에게 친근히 다가섰고,그 덕에 자신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홍보하는 1석 2조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백종원은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쌓은 이미지로 '초대박'을 터뜨렸다. 그의 프랜차이즈를 총괄하는 기업 더본코리아는 지난 해 11월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 됐다. 그날 오후 기준 시가총액은 4690억 원이다.

영광 뒤엔 그림자도 있었다. 백종원은 지난해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하나인 연돈볼카츠 점주들과 큰 갈등을 빚었다. 전국 점주들로 구성된 연돈볼카츠협의회(이하 협의회) 측은 백종원과 더본코리아가 과장된 매출액으로 가맹점 가입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며 지점 관리에도 소홀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일부 언론은 더본코리아 재무재표를 공개하며 더본코리아 프렌차이즈 점주들의 매출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상니 더본코리아의 전체 매출은 9배 늘었다며 문제가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백종원은 "작은 매장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큰 매장과 작은 매장의 매출 차이는 클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두고 매출 규모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규모가 작은 매장이 많아져서 비롯된 매출 차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폐업을 신고한 자영업자가 100만 명을 웃돌고 있음에도'자영업자들의 구원투수' 이미지로 사랑 받았던 백종원이 자신을 믿고 투자한 가맹업주들에게 매출 하락 책임을 매장의 평수와 점주들의 관리 문제 등으로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백종원의 발빠른 대처 덕일까. 그는 '흑백요리사'를 통해 존재의 건재함을 증명했고, 방송가는 그를 앞세운 요리 프로그램을 론칭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쿡방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의 관심은 자영업자들의 수혜로 이어졌을까.

현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3319명으로 집계됐다. 이미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한 2023년 실업 급여 수급자인 3248명보다도 더 많은 수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자는 2020년 1495명, 2021년 2056명, 2022년 2575명, 2023년 3248명 등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급액도 2020년 72억1200만원, 2021년 99억3200만원, 2022년 123억8300만원, 2023년 167억6800만원 등 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는 1조3,000억 원을 돌파,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지난달까지 1조3,019억 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지급된 1조1,820억 원보다 10.1%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