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주호민 웹툰 작가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 받았다. 검찰은 주호민 작가의 아내가 자녀의 가방에 넣은 녹음 파일을 증거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A씨 측은 몰래 녹취한 녹음 파일은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고 맞섰다. 또 학대 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지난 21일 수원지법 형사항소6-3부(부장판사 김은정 신우정 유재광)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주호민 측과 A씨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녹음 파일의 증거 효력성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주호민 작가의 아내는 A씨가 자녀를 학대하고 있다고 판단, 2022년 9월 13일 자녀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 녹음기에는 자녀와 A씨가 교실에서 나눈 대화가 담겨 있었고, A씨는 당시 9세인 주호민 작가의 아들에게 "진짜 밉상이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도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등의 등의 발언을 했고, 주호민 작가와 아내는 A씨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는 누구나 몰래 녹음해서 획득한 녹음 파일 등 결과물을 어떤 형태의 소송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라며 "이 사건 녹음파일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1심이 법률에서 정하지 않은 규정을 창설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해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A씨 측은 "이처럼 피고인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한 가장 유일한 증거로 보이는 이 사건 녹음파일은 법률에 의해 증거능력이 없고, 피해 아동 모친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에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며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자폐성 장애 아동의 부모로서는 몰래 녹음하는 것 외에 아동 학대를 확인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며 녹음 파일이 증거 효력을 가지므로 A씨에게 실형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아동학대 범죄 신고 의무자인 피고인이 오히려 정서적 학대를 가한 사안으로, 범행 일체를 부인하며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피해아동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고,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해달라"라고 덧붙이며 원심의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은 어떤 학대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천만번 생각해도 나는 아동 학대범이 아니며,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이 규칙을 지키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자 했던 특수교사일 뿐"이라며 "부디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라고 읍소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주호민의 아들과 A씨가 한 대화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만 녹음 행위에 정당성이 있다는 이유로 증거 능력을 인정한다며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전체적인 발언은 교육적 목적 의도인 점을 참작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와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다음 선고 기일은 오는 2월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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