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한때 MBC의 '간판' 예능이었던 '라디오스타'의 시청률이 추락 중이다.

22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1일 저녁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의 시청률은 2.9%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방송이 기록한 3.8%에 비해 무려 0.9%P 하락한 수치다. 최근 1년 동안 4-6%대 시청률을 보여온 '라디오스타'는 지난 7월 처음으로 3%대 시청률로 내려앉았고, 이날은 2%대로 떨어졌다. 굴욕적인 수치다.

지난 2007년 5월 MBC '황금어장'의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라디오스타'는 다음 방송 가능 여부를 걱정하는 게 마무리 인사로 쓰일 정도로 위태로운 방송이었다. '무릎팍도사'의 편성 시간에 쫓겨 5분 방송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MC들의 날선 입담과 게스트들의 솔직한 토크 등에 힘입어 지난 2011년 1시간 단독 코너로 편성됐고, MBC의 '간판' 예능으로 성장하며 시청률 효자 역할을 했다. '무릎팍도사' 폐지 후에도 꾸준히 살아남으며 무려 15년째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라디오스타'의 인기 요인은 지상파 방송사 예능답지 않은 '솔직함'에 있었다. 다른 토크 예능들과는 다른 '돌직구'성 질문과 답변으로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김국진과 윤종신, 김구라 등 MC들이 이를 주도하며 안방 시청자의 리모콘을 사수했다.

타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조연 배우나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이색 조합으로 섭외하고, 이들의 매력을 끌어내는 것도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였다. '라디오스타'를 통해 캐릭터를 얻고 예능 블루칩으로 성장한 이들도 더러 있었다.

시청률 역시 안정적이었다. 두 자릿수나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방송되는 타 지상파 예능들을 압도했다. 수요일 '최강 예능'이라는 수식어가 따랐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SBS '골때리는 그녀들', tvN '텐트 밖은 유럽', ENA '나는 솔로' 등 경쟁 프로그램에 밀려났거나 쫓기는 상황이다.

위기는 '혹평'에서 시작됐다. 솔직함이 주 무기였지만, 일부 회차에서 MC들이 게스트를 대하는 태도가 불편하다는 부정적 반응에 휩싸이며 눈치를 보게 됐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게스트에 의존하게 되다 보니 점차 색깔을 잃어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예능 생태계 변화도 하락세에 한몫을 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 제작이 활성화되며 '라디오스타'가 아니라도, 혹은 '라디오스타' 이상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창구가 늘어났다. '라디오스타'는 더 이상 '매운 예능'류에 낄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이는 '라디오스타'뿐 아니라 지상파 토크 예능 대부분이 풀어야할 숙제이지만, '라디오스타'는 유독 긴 정체기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하락세를 잡지 못하는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간판' 예능의 시청률이 바닥이 보일 정도로 내려앉았다는 것은 방송사 입장에서도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다.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라디오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