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배우 홍진희가 은퇴를 결심했던 이유를 밝혔다.

2일 밤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홍진희가 출연해 근황을 밝혔다.

이날 멤버들은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비춘 홍진희의 근황을 궁금해하며 "필리핀은 왜 갔냐"라고 질문했고, 홍진희는 "어렸을 때부터 40살이 되면 은퇴를 하고 싶었다. 우리 엄마가 46살에 돌아가셨는데, 그래서 그 나이가 많은 나이인 줄 알았다"라고 운을 뗐다.

"당시 엄마가 투석을 받을 정도로 몸이 안 좋으셨다"라고 밝힌 그는 "당시 난 철딱서니가 없어서 '엄마가 46살이면 살 만큼 살다가 가셨네'라고 생각했었다. 당시엔 그 나이가 많은 줄 알았다. 그래서 40대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나라 가서 살아야지 생각을 했고, 그래서 필리핀으로 향하게 됐다"라고 설명하더니 갑자기 떠오른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홍진희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엄마가 저보다 예뻤다. 엄마랑 내 목소리 톤이 똑같았는데, 주변에서 '진희 예쁘게 생겼네'라고 하면 '내가 저 나이 땐 훨씬 더 예뻤어'라고 했다. 또 기억에 남는 건 엄마가 고스톱을 좋아했다는 점이다. 몸이 아프셨는데 고스톱을 칠 때면 몸 아픈 걸 못 느끼셨다. 2주에 5번씩 투석을 위해 병원에 다녔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는데 고스톱을 치며 몸을 회복했다. 그래서 나도 엄마가 고스톱을 치는 거에 대해 아무 말 안 했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굳이 은퇴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홍진희는 "과거에 한 음식점에 갔는데 PD와 작가 등 방송국 관계자들이 회식을 하고 있었다. 그중 높으신 분이 날 보더니 와서 한잔하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홍진희는 "자리에 앉았더니 맥주잔에 소주를 벌컥벌컥 따라줬다. 난 워낙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라 주는 데로 그냥 마셨는데, 그러다 갑자기 내 뒤통수를 때렸다. 순간 너무 황당했다. 열이 받아서 나도 뒤통수를 날렸다. 그랬더니 한 대 더 때리길래 나도 맞서 때렸다. 그러면서 한 대만 더 때리면 다 엎어버리고 너 망신 줄 거다 다짐했는데 조용히 앉더라. 그래서 나도 겨우 화를 삼키고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그 사건 이후로 해당 방송국에서 일이 끊겼다. 출연을 예정한 작품이 있었고 출연료까지 얘기가 됐는데 회의에서 '홍진희 역할 남자로 바꾸면 안 돼?'라는 얘기가 나왔다더라. 이후엔 그 방송국에 발도 못 댔다. 그런 생활을 겪다 보니 회의를 느껴 '이 세계를 떠나자' 다짐하게 됐다"라고 해 모두를 충격에 빠지게 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