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쇠파이프를 들고 무자비하게 액션을 휘두른다. 배우 하정우의 거친 하드보일드 액션을 만나볼 수 있는 ‘브로큰’이 베일을 벗었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브로큰’(감독 김진황) 언론시사회에서는 김진황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브로큰’은 시체로 돌아온 동생과 사라진 그의 아내, 사건을 예견한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모든 것이 얽혀버린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달려가는 민태의 분노의 추적을 그린 이야기다.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 ‘추격자’의 나홍진,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등 현재 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감독들의 시작을 함께한 하정우가 다시 신인 감독과 손을 맞잡았다. 전작 ‘양치기들’을 보고 김진황 감독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는 하정우다.

김진황 감독은 인물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치밀한 심리 묘사로 서스펜스를 극대화한 ‘양치기들’을 통해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 조합상, 제22회 춘사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제4회 들꽃영화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했다. 첫 장편 연출작부터 비범한 필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가 ‘브로큰’에서 감춰진 진실과 침묵 속 끝나지 않는 추적극을 그려내며 또 한 번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로 상업 장편 영화 데뷔를 하게 된 김진황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데뷔 작품이라고 해서 어떤 현장에서 달라지거나 뭔가를 더 제가 해야 하는 부분은 크게 없다. 기성 감독님들도 새로운 이야기와 사람들과 스태프들과 작품을 하게 되면 그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적응하는 시간은 다를 수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처음 이야기를 나눌 때 저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제가 막 던지는 의견들의 선택은 감독님 몫이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김진황 감독님이 굉장히 많은 상황들을 유연하게 시나리오를 바라봐 주시더라. 두서없는 저의 아이디어였지만 그런 것들을 시작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그런 유연함을 가지고 장편 영화 데뷔를 한다는 건 굉장한 이점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김진황 감독은 하정우와의 작업에 대해 “사실 감독이 영화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영화에 대한 결말을 예측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어떤 결과를 미리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거나 마음 상태를 유지하지는 않았다. 하정우 선배와 작업하는 과정에서 같이 영화를 만들어나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마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진황 감독은 “시대 배경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당시 명확한 연도와 시기를 구체화하기보다는 불명확한 시대 배경을 시작해서 명확성을 채워나가자고 생각했다. 완성된 버전에서는 2000년도 초반의 시대 배경을 가져갔다. 이 이야기를 처음 기획하게 된 계기는 영화 속 문영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그로부터 이야기가 파생된 기억이 있다. 문영과 주변의 얽히고설킨 인물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 보자라는 생각에 지금의 이야기가 완성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진환 감독은 관객들이 문영(유다인)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해 중점을 뒀다. 문영을 서서히 알아가는 민태(하정우)의 심정을 서서히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을 해냐갔다고 했다.

하정우는 극 중 동생 석태(박종훈)의 죽음의 비밀을 밝히려는 민태를 연기했다. 또한 김남길은 석태의 죽음을 예견한 소설을 집필한 ‘야행’의 작가 호령을 연기했다. 더불어 하정우와 김남길은 영화 ‘클로젯’ 이후 다시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하정우는 “새로운 삶을 살려고 했는데 한 순간에 깨진 사람이다. 주저할 틈 없이 영화 후반까지 전력질주하는 인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는 “민태의 동선이 ‘황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외모도 머리가 짧은 스타일에 수염을 기르고. 어떤 사람이든지 자기 외모를 가꿀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저 역시도 어떤 것에 몰두를 하거나 집중을 할 때 일상생활에서 그러하다. 자연스럽게 외모를 방치한 모습이 ‘황해’의 캐릭터와 비슷해서 겹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하정우는 “코로나가 한참 들끓고 한 번의 큰 파도가 지나간 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만난 첫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아 들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보자였다. 주로 로케이션 촬영지가 춘천, 홍천, 강릉이었다. 그 여정을 보내면서 그 촬영지에 가서 배우들의 눈을 보면서 있는 만큼만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감독님이 집필하신 시나리오 자체도 하드보일드였고, 꾸밈이나 화려함이 없었던 것 같다.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있는 그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 주어진 나의 얼굴을 가지고 연기했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어떻게 표현할지 집중하기보다는 현장에 집중했다. 제가 아닌 주변 상황에 집중하면서 작품에 임했다. 뜻밖의 표정과 연기 표현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김남길은 “초반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좋았던 건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인물이라는 점이 매력 있다고 생각했다. 민태가 의문의 죽음을 쫓아가는 과정 안에서 뭔가 있는 것 같은 긴장감을 끌고 가지만 과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남길은 호령과 문영(유다인)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문영과의 관계는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님께 질문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합의한 건 작가도 여러 사람의 삶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문영이를 만나게 되고 문영이의 고충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그런 부분들을 소설을 쓰게 돼 문영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브로큰’은 2월 5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