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KBS의 새 드라마 '미남당' 스태프들이 근로기준법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가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불법 촬영 중단 및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제작사 측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했다며 반박했다.

7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 지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 앞에서 '미남당' 스태프 부당 해고 논란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7일 첫 방송을 앞둔 KBS2 '미남당'은 전직 프로파일러이자 현직 박수무당의 좌충우돌 미스터리 코믹 수사극이다. 배우 서인국 오연서 곽시양 강미나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미남당' 드라마 촬영에 참여했던 현장스태프 10여명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계약거부 방식으로 대량해고 당했다. KBS의 자회사인 몬스터유니온과 피플스토리컴퍼니 제작사는 스태프들에게 ‘드라마 스태프는 노동자가 아니기에 근로기준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발언까지 일삼았다"라고 주장했다.

방송스태프 지부 측은 "'미남당' 스태프들의 요구 사항은 식사 시간,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 하루 8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 연장을 1주 12시간 이내로 제한하라는 것이었으나, 노사 협의를 요구한 지 하루 만에 해고 통보를 당했다"라며 "지난 5개월 동안 '미남당' 스태프들은 이동시간을 포함해 하루 15~16시간의 노동에 내몰려 왔다. 하루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겨우 3~4시간 수면만 가능한 상태에서 주 4일의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무리한 일정의 연속이었다. 이에 해당 스태프 노동자들은 추가촬영이 확정된 약 한 달 반의 촬영기간 동안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최소한의 인간 다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이 여전히 불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남당' 제작사가 "스태프들은 개별용역계약을 맺었기에 근로자가 아니다. 우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의무가 없다. 불법이라도 어쩔 수 없다. 다들 이렇게 촬영한다"라고 말했다고 폭로했고, KBS에게는 "원청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제작사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 끝까지 불법적으로 촬영된다면 6월 27일 예정된 방영을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KBS2 미남당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이 열린 뒤, 이날 오후 '미남당' 제작사는 공식입장을 내고 부당 해고 및 노동 시간 초과 등의 사안을 부인했다. 제작사 측은 "스태프들과 합의 하에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했고, 계약서의 내용대로 주 52시간을 준수하며 촬영을 진행했다"라며 "계약서 내용에 따른 지금까지 제작 기간 23주 동안의 평균 촬영 시간은 주당 약 39시간이었고, 가장 적게 촬영한 주의 촬영 시간은 약 25시간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제작사는 "계약 당시에는 5월 말 촬영 종료 예정이라 계약기간을 5월 말로 정했으나, 코로나 이슈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한 달 가량 촬영 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 연장에 대한 합의 조항에 따라 스태프들과 협의를 진행했으며, 대부분의 스태프는 기존 계약 내용과 동일 조건으로 계약기간 연장에 합의하였으나, 일부 스태프들이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며 재계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일방적인 계약 해지는 없었으며, 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계약 종료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사 측은 "현재 대부분의 스태프들은 주 52시간 촬영 시간을 준수하며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지만, 일부의 주장으로 인해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 제작진은 작품에 애정을 갖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하루 속히 해당 문제를 마무리 짓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하나가 돼 촬영에 전념해 시청자분들께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기를 희망한다"라고 호소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희망연대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