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미술교육을 전공한 미대오빠가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 액션을 만났다. '히트맨' 시리즈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 배우 권상우의 이야기다.

22일 개봉한 영화 '히트맨 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다. 권상우는 극 중 국정원 출신 웹툰작가 준 역할을 맡았다.

'히트맨2'는 지난 2020년 팬데믹 시국에도 240만 명에게 사랑받은 '히트맨'의 후속작으로 앞서 출연한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이지원 등이 다시 뭉쳐 주목받았다.

권상우는 앞선 '히트맨' 시즌 1이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나간 거 어떻게 하겠냐. 시기만 좋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2편을 찍을 때는 그 마음을 담았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코로나 시국보다 더 부담이 되는 극장의 현 상황에 대해선 "극장 상황에 민감하기도 하다. 재밌는 영화는 기대치가 있다면 되긴 되더라. 재미없는 영화니까 안된 것도 많은 것 같다. 되게 재밌고 좋은 영화인데 생각보다 안된 것도 같지만, 냉정하게 재미없으면 안 된다고 본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5년 만에 돌아온 소감으로 권상우는 "'범죄도시'였으면 2년 뒤에 나오지 않았겠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탐정'때 이런 경험을 해봤다. 제가 전성기 때 찍은 영화도 아니고 멀어지고 있다가 찍은 영화였다. 관객의 힘으로 2편을 찍게 됐고, 2편은 300만을 넘겼다. 그때 느끼는 배우로서의 쾌감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제겐 큰 의미다. 300만도 작은 숫자는 아니다. 영화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 모두가 노력해서 이루는 것 아니겠냐"라고 전했다.


권상우는 '히트맨' 시리즈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제가 다양한 장르를 해봤는데,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고, 현장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장르가 코미디였다. 우리나라 모든 시선들이 코미디 영화라면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느낌이 있다. 전 코미디 영화가 제일 힘든 것 같다"라며 "그래도 '히트맨'의 장르는 가족영화라고 생각한다. 가정을 지키기 위한 가족의 이야기지 않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1976년생임에도 모든 액션신을 대역 없이 촬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권상우는 대역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아직은 액션을 할 수 있는 나이다. 제 기준에선 아쉬운 부분이 많다. 관객들은 재밌게 봐주시니까 감사한데 모르겠다. 가진 게 많이 없는 배우라 그런지, 내가 가진 건 최대한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돈 내고 영화를 보시는데, 관객들에게 전하는 최선의 노력이다. 나만의 만족감인 것 같기도 하다. 현장에선 엄살떠는 배우도 있다. 그걸 보고 충격받은 적도 있다. 실명은 공개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순간이 오면 어떨까 싶다. 액션에 대해선 어떤 배우보다 열정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액션신 촬영으로 몸이 성치 않았을 권상우다. 그는 "온전치 않은 상태로 일을 많이 해서 오른쪽 발목은 지금도 안 좋다. 인대 연골이 안 좋아졌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기도 해서 오른쪽 다리는 좀 심각한 상태다"라며 "뛰는 양이 줄어드니까 체중도 늘더라. 최근에는 복싱도 시작해 체력을 키우고 있다. 저를 찾아주시는 이유가 액션도 그중 하난데 그걸 붙잡고 싶은 것 같다. 사람들에게 '저 배우는 저 나이인데도 저 액션을 하는구나'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권상우의 대답 속엔 자신의 액션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있었다. 그는 "제 액션의 장점은 기본적으로 오래 했으니까 합도 빨리 외우고 포인트 같은 것들을 더 알지 않나 생각한다. 액션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서, 제 아이디어가 들어간 부분도 있다. 액션에서 부족한 부분은 틀어주는 장치를 뒀다. 재키찬의 영향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즌 1에 비해 코미디 부분으로 더 나아진 부분으로 취조실 신을 꼽았다. 권상우는 "전 1편을 재밌게 봤는데, '2편이 1편보다 재밌나?'라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데 취조실 이후부터는 쫙 흘러가더라. 우리 영화의 중심은 취조실이었던 것 같다"라며 "제가 맘에 들었던 게 뭐냐면 대사가 정해져 있고, 옆에서 애드리브 성 대사가 많아지면서, 한 마디 한 마디 들어오는 것들이 정말 잘 들어왔다"라고 전했다.


'히트맨2'는 극 중 웹툰작가라는 설정에 애니메이션이 극의 변주를 주기도 한다. 권상우는 "저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맨 처음에는 반문을 먼저 했었다. 오히려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해 주시더라.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지 않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주변 배우들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그는 "이경이는 1편 찍을 때보다 인지도가 높아졌다.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다. 에너지가 정말 많은 것 같고, '히트맨'은 셋(권상우, 이이경, 정준호)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할 수 없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부인 역할을 맡은 황우슬혜에 대해선 "슬혜같은 경우는 제가 안이래도 배우 자체가 유니크하고 장점이 많다. 짤도 많다. 제가 어떻게 보면 더 행운이다. 이 배우의 장점을 볼 수 있지 않냐. 히트맨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 명도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권상우는 "정말로 남편이 처참하게 맞아서 12세에서 15세로 시청 연령이 올라갔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전공은 미술을 했는데, 그림을 안 그린 지 오래됐다. 제가 전공한 역할을 맡고 어릴 적부터 액션연기가 좋아서 혼자 뒹굴거리던걸 하고 있다. 이게 '내 운명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린 작은 영화지만 제 목표는 2편이 사랑받아서 점점 올라가서 마지막에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영화가 되는 것이 꿈이다"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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